고객 차별 조장…20~22일 동호회원 60여명 대상 차량 공개
한국GM이 이달 출시한 신형 크루즈를 영업직원보다 동호회에 먼저 공개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영업직원은 차량 외관은 물론 제원을 파악하지 못한 채 일반 고객을 상대로 차를 팔고 있다.
23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한국GM은 17일 판매 대리점에 신형 크루즈 판매 가격만 통보한 채 사전계약에 돌입했다. 기존에 공개된 제원을 바탕으로 차량 우선 구매에 나설 고객은 가격만을 바탕으로 사전계약을 진행하라는 것이다.
반면 신형 크루즈 동호회는 20일부터 22일까지 3일간 회원을 대상으로 한 차량 외관 및 내부 공개 행사를 진행했다. 해당 동호회 관계자는 “신형 크루즈 실물이 궁금한 60여명 회원을 위해 한국GM에 차량 제공을 요청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신형 크루즈는 한국GM이 9년 만에 완전 변경해 출시한 준중형 세단으로 소비자 관심이 높은 차량이다. 앞서 제임스 김 한국GM 사장은 “차급 구분을 뛰어넘는 크기와 안전 사양을 갖췄다”면서 “아반떼를 넘어 1위를 차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신형 크루즈는 차체 길이가 4665㎜로 이전 모델보다 25㎜ 커졌다. 경쟁 차종인 아반떼(4570㎜)와 비교하면 95㎜ 길다. 앞뒤 간 거리(휠베이스)를 15㎜ 늘리면서 뒷좌석 공간도 22㎜ 확장됐다. 그런데도 차체 무게는 110㎏이 줄어 ℓ당 13.5㎞ 공인 복합연비를 갖췄다.
업계에서는 차량 판매에 공을 들이는 만큼 고객 간 차별을 없애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 한국GM은 동호회 챙기기로 차별을 조장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동호회는 특정 차량에 관심이 많은 고객이 주를 이루고 있는 만큼 브랜드 충성 고객이 대부분이다.
이에 한국GM은 이날부터 판매 대리점 영업직원을 대상으로 한 교육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17일 사전계약을 시작한 것을 고려하면 약 일주일만이다. 하지만 전체 영업직원에 대한 제품 실물 공개 및 제원 교육은 내달 이후에나 완료될 전망이다.
김환영 한국GM 판매노조위원장은 “한국GM이 판매를 담당해야 할 주체는 빼놓은 채 비정상적으로 고객 챙기기에 나서고 있다”면서 “전시되지 않은 차량을 동호회라는 이름으로 내어주는 것은 장기적 관점에서 판매 확대에 해가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