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추위, 김승규 포함 후보 3인으로 압축…25일 최종 후보자 선정

에디터=김태길

차기 우리은행장 후보가 사실상 이광구·이동건 양강 구도로 압축됐다. 우리은행 임원추천위원회가 이광구 행장과 이동건 영업지원그룹장 중 누구의 손을 들어줄 지 주목받고 있다.

23일 우리은행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는 차기 행장 후보자 6명에 대한 면접을 진행했다. 임추위는 차기 행장 후보자를 이광구 행장, 이동건 영업지원그룹장, 김승규 전 우리금융지주 부사장으로 압축했다. 이날 각 후보들은 임추위원들 앞에서 경영계획, 리더십, 비전 등을 프레젠테이션 형식으로 발표했다.

임추위는 후보 3인을 대상으로 25일 최종 면접을 실시한다. 이후 이사회를 열고 은행장 최종 후보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현재는 이광구 행장과 이동건 그룹장이 차기 행장 당선에 유력하다는 의견이 많다.

이광구 행장은 우리은행 민영화를 성사시켰다는 이점이 있다. 행장으로 우리은행을 이끌면서 경영 성과도 좋았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3분기까지 1조1059억원의 순익을 올려 전년 연간 당기 순익을 이미 넘어섰다. 고정이하여신비율도 0.97%로 하락했다.

서금회 논란은 이 행장에게 부담이다. 서금회는 박근혜 대통령 모교인 서강대 출신 금융인들의 모임이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박근혜 정권 퇴진 요구 시위가 이어지며 이 행장의 연임 부담은 커졌다. 이광구 행장은 1980년 서강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다만 임추위원들이 이광구 행장의 서금회 논란 등 정치적 이슈를 고려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서금회 논란이 어떻게 작용할 지 미지수다.  복수의 임추위원들은 "이광구 행장의 서금회 논란 등 후보들의 확인되지 않은​ 정치적 이슈는 고려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동건 영업지원그룹장도 유력 후보로 꼽힌다. 이 그룹장은 우리은행 2인자다. 2014년 말 이광구 행장과 우리은행장 자리를 놓고 경합했다. 그는 위비뱅크와 위비마켓 등 모바일 플랫폼을 이끌어 성과를 냈다. 이순우 행장 재임 당시 수석부행장을 맡아 은행 업무를 총괄했다. 한일은행 출신 대표주자로 거론된다. 다른 한일은행 출신에 비해 현직이라는 이점이 있다. 1983년 한일은행에 입행했다. 이동건 그룹장은 경북고, 영남대를 졸업한 TK(대구·경북) 출신이다.

김승규 전 부사장은 2014년 우리금융지주 계열사 매각 작업을 이끌었다. 우리투자증권·우리아비바생명보험과 경남은행·광주은행을 매각했다. 김 전 부사장도 2014년말 행장에 도전했다. 그는 1979년 한일은행으로 입행했다. 김 전 부사장은 2009년 우리금융지주에서 전략담당 상무를 역임했다. 이후 우리은행 경영기획본부장, 우리금융지주 전략·재무담당 부사장을 맡았다.

임추위가 꼽은 차기 은행장 요건은 우리은행 경영 비전, 역량, 우리은행 문제점 파악 정도, 갈등 조정 능력이다.

특히 임추위원들은 우리은행장 요건으로 내부 출신 간 갈등 조정 능력도 고려하기로 했다. 은행 내 주요 보직에 출신 은행에 관계없는 탕평책 실시 계획 등을 고려한다. 매번 논란을 일으킨 상업은행, 한일은행 출신 간 갈등을 없애겠다는 계획이다.

한 임추위원은 "차기 행장 선택에서 우리은행 경영 비전과 우리은행 문제 파악 정도, 은행 출신간 갈등 조정 능력 등을 중점에 두고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 내부에서는 출신간 갈등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한 우리은행 관계자는 "상업은행 출신이 연달아 은행장이 되면서 주요 보직은 상업은행 출신들이 차지했다. 한일은행 출신들은 소외됐다"며 "이광구 행장이 연임하면 한일은행 출신의 소외감이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우리은행 관계자는 "현재 우리은행 직원의 80%가 통합 이후 세대다"며 "한일, 상업 출신 간 갈등에 대한 관심은 고위직 인사를 제외하고는 없다"고 말했다.

오는 25일 최종 면접은 사외이사들이 미리 정해 놓은 우리은행 관련 주제 4~5개를 각 후보자와 토론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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