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은행 지난 해 비이자이익 비중 급감…저성장 구조에선 수익 악영향 불가피
지난해 주요 은행 비이자이익 비중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으로 리딩뱅크인 신한은행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비이자이익 규모가 전년보다 32.7%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기순이익이 늘어났지만 비이자이익은 줄고 대출 등으로 인한 이자이익만 늘어난 것이다.
금융 전문가들은 저성장 장기화로 인한 이자이익 감소에 대응해 비이자이익 부문을 개선할 필요성이 높다고 지적한다. 주요 금융사는 올해 변동성이 작은 수수료 관련 이익 중심으로 비이자이익을 늘려 수익구조 다변화에 나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김도진 기업은행장은 최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금융권이 대출 이자로 이익을 내는 시대는 지났다"며 "이자이익에 편중된 수익구조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에 비이자 비중을 높이고 해외 진출 등 새로운 수익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해 각 금융사가 발표한 어닝서프라이즈 실적이 가계대출 증대 등으로 인해 발생한 단기 실적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또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라도 비이자이익 비중 증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미국 금리 인상으로 국내 금리가 상승하면 가계대출 부실화, 경제 불황 장기화, 투자 심리 감소로 인한 기업 대출 축소 등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이 이자이익에 편중된 단순한 수익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지속 가능한 성장을 담보하지 못해 은행도 휘청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신한·우리·KB국민·KEB하나·NH농협은행 등 국내 5대 시중은행이 발표한 3분기 누적 총이익은 20조2852억이다. 이 중 이자이익은 16조6763억원이다. 전체 이익 중 이자이익이 차지하는 규모는 82.2%나 된다. 반면 수수료 등 비이자이익 규모는 3조6089억원이다. 전체의 18% 수준밖에 안 된다. 지난 2014년 비이자이익 규모는 9.4%였다. 10%에도 미치지 못했다. 지난해 비이자이익 규모는 2014년보다 지난해 8.6%포인트 늘었다.
그렇지만 2015년 성적에 비해 지난 해 주요 시중은행 비이자이익 규모는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은행이 발표한 지난해 3분기 누적 비이자이익은 8658억원이다. 2015년 같은 기간보다 32.7% 급감했다. 우리은행도 29.5% 줄었다. 하나은행은 5.42% 떨어졌다.
지난해 나온 국내 금융권 비이자이익 수치는 금융 선진국과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미국(37%), 일본(34.8%), 독일(25.6%) 등에 비해 매우 낮다. 미국 상업은행 5338곳 평균(37%)의 반에도 못 미친다. 김도진 기업은행장 설명대로 장기적으로 20%까지 끌어올려야 하는 상황이다.
비이자이익 핵심은 수수료 이익이다. 수수료는 송금, 자동화기기(ATM) 등을 이용할 때 내는 고객 수수료가 대표적이다. 방카슈랑스(은행의 보험상품 판매)나 수익증권(펀드) 수수료 등 업무대행 수수료도 비이자이익에 포함한다. 결국 신규 상품을 만드는 노력이 있어야만 수익구조 다변화로 인한 비이자이익 증가가 발생할 수 있다.
KB금융 관계자는 "은행마다 자산관리(WM)부문과 기업투자금융(CIB)부문을 은행-증권과 통합해 강화하고 있다. 비이자이익 증대에 올해 금융권이 매진한다는 의미"라며 "자산관리, 은퇴설계, 신탁 상품 판매 등 부분에서 경쟁이 일어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