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률은 상품별로 뒤죽박죽…"긍정적·부정적 요인 혼재로 불안정"
펀드 투자자들의 시선이 중국으로 향하고 있다. 중국 경제가 기존 공급자 중심에서 소비자 중심으로 변모하면서 회복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까닭이다. 강달러 현상 완화도 달러 표시 부채가 많았던 중국 기업들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다만 성장 속도가 느려지고 있고 미국과 무역 분쟁이 우려되는 점은 중국 투자의 불안 요소다.
◇ 회복과 침체 기로에 선 중국 경제
중국 경제가 회복과 침체 경계선에 섰다. 중국 경제에 긍정적인 지표들과 부정적인 지표들이 동시에 나오고 있다. 전체적인 경제 성장률은 수출 악화 등으로 둔화된 반면 소비 지표는 시장 예상치를 넘어서는 모습을 보였다. 중국 정부는 중국 경제가 안정적인 회복을 하고 있다고 자평하고 있는 가운데 이에 대한 시장의 시선 온도차는 커지고 있다.
중국 경제가 저성장 시대로 접어들었다. 20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6.7%로 나타났다. 이는 26년만에 최저치로 경제 성장률 7%대의 바오치(保七)시대가 끝났음을 알렸다. 세계은행(WB)을 비롯한 기관과 시장에서는 중국의 고성장 시기는 끝났다며 올해에도 6%대 저성장을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중국이 소비자 주도 경제로 변모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인 부분으로 평가된다. 20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중국의 지난해 12월 소매 판매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10.9 % 증가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 10.7%보다 증가한 것이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경제 성장에 대한 소비 기여도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3%포인트 늘어난 71%에 육박했다. 중국 경제가 강력한 내수를 바탕으로 회복하기 시작한 것이다.
더불어 약점으로 지목됐던 강달러 현상도 누그러지고 있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3일 중국 기업들 달러 표시 외화 차입은 지난해 3분기말 기준 1조2000억달러(1458조원) 수준으로 전분기보다 477억달러(4%)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달러 강세 현상은 중국 부채 부담을 늘려 중국 기업들의 수익성을 저하시킬 뿐만 아니라 중국 경제를 위협하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달러 강세를 우려한 이후 달러 가치가 마냥 오르기만 하지 않을 것이라는 시장 관측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에 힘입어 중국 증시도 상승세를 이어 가고 있다. 20일(현지 시각)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전날보다 21.84포인트(0.7%) 오른 3123.14를 기록했다. 지난해 11월 29일 3301.21보다는 소폭 감소했지만 지난해 1월 27일 2638.30과 비교하면 1년동안 우상향 하며 큰 폭으로 상승했다.
◇ 펀드 투자 늘었지만 수익률은 제각각
중국 경제가 회복 조짐을 보이자 빠져나갔던 투자 자금이 돌아오고 있다. 20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중국본토 펀드 설정액은 19일 하루동안 82억원 유입됐다. 이는 해외 지역 펀드 중에서 자금 유입 규모가 가장 큰 것이었다. 1주일 기준으로도 34억원 순유입하며 그동안 이어진 순유출 기조가 꺾인 모습을 나타냈다. 특히 지난해 비과세 해외주식투자 전용펀드에서 중국 관련 펀드 설정액은 1634억원으로 전체 2위를 차지하며 중국 투자 회복세를 견인했다.
하지만 중국 본토에 투자하는 펀드 수익률은 제각각이었다. 주로 대형주나 주가지수와 관련된 중국 펀드 수익률이 좋았다. 20일 하나UBS자산운용의 ‘하나UBS슈퍼차이나증권자투자신탁[주식-재간접형]ClassA’는 3개월 기준 수익률이 10.23%로 가장 높았다. 뒤이어 삼성자산운용의 ‘삼성KODEX중국본토FTSEChinaA50증권상장지수자투자신탁’이 같은 기간 6.10% 수익률을 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차이나A레버리지1.5증권투자신탁’, KB증권의 ‘KB KBSTAR중국본토대형주CSI100증권상장지수자투자신탁’도 각각 5.2%, 4.7% 수익률을 냈다.
반대로 중소형 중국 본토 주식에 투자한 펀드들은 수익률이 저조했다.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의 ‘신한BNPP중국본토중소형주RQFII증권자투자신탁 1(H)’의 3개월 수익률은 -8.97%로 중국 본토 펀드 중에서 가장 저조했다. 삼성자산운용의 ‘삼성중국본토중소형FOCUS증권자투자신탁H[주식]_C1’도 -7.9% 수익률로 좋지 못한 성과를 냈다.
한 펀드평가사 관계자는 “지난해 급락했던 중국 증시 탓에 중국 펀드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투자자들 사이에서 강하게 형성됐다. 하지만 최근 일부 지표가 호조를 보이면서 중국 경제 회복 기대감이 생겼고 펀드 투자자들의 관심을 키웠다”며 “다만 중국 경제 경착륙 가능성이 여전하고 향후 발생할 미국과의 무역 분쟁이 우려되는 점도 중국 투자의 어려움을 말해주는 부분이다. 하지만 상품별 특성이 제각각인 만큼 중국 증시 상황에 맞는 상품을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