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추위 "면접서 출신 은행 간 갈등 조정 능력 보겠다"
차기 우리은행장 후보가 6명으로 압축됐다. 이광구 우리은행장, 이동건 우리은행 영업지원그룹장, 김승규 전 우리금융지주 부사장, 김양진 전 우리은행 수석부행장, 윤상구 전 우리금융지주 전무, 김병효 전 우리PE 사장 등이 압축 후보 명단에 올랐다.
우리은행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는 19일 3차 회의에서 헤드헌팅사 2곳이 제출한 각 후보 평가서를 바탕으로 차기 우리은행장 후보를 6명으로 추렸다. 기존 우리은행장 후보는 10명이었다.
임추위는 오는 23일 이들 6명의 후보를 대상으로 1차 면접을 실시한다. 후보들은 경영계획, 리더십, 비전 등을 프레젠테이션 형식으로 발표한다. 1차 면접에서 후보군을 2~3명으로 더 줄인다. 최종 면접은 다음주 중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설 연휴 전 최종 후보가 결정될 전망이다.
우리은행의 한 사외이사는 "1차 면접에서 한일은행과 상업은행 출신 갈등에 대한 조정 능력도 평가할 것"이라며 "각 후보들이 출신 은행 간 갈등에 대해 내놓은 대안과 방안을 따져볼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는 이광구 행장과 이동건 그룹장이 유력한 차기 행장 후보로 거론된다.
이광구 행장은 무엇보다 우리은행 민영화를 성사했다는 이점이 있다. 경영 성과도 좋았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3분기까지 1조1059억원의 순익을 올려 전년 연간 당기 순익을 이미 넘어섰다. 고정이하여신비율도 0.97%로 떨어졌다.
다만 서금회 논란은 이 행장에게 부담이다. 서금회는 박근혜 대통령 모교인 서강대 출신 금융인들의 모임이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박근혜 정권 퇴진 요구 시위가 이어지며 이 행장의 연임 부담은 커졌다. 이광구 행장은 1980년 서강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이동건 영업지원그룹장도 유력 후보다. 이 그룹장은 우리은행 2인자다. 2014년 말 이광구 행장과 우리은행장 자리를 놓고 경합했다. 그는 위비뱅크와 위비마켓 등 모바일 플랫폼을 이끌어 성과를 냈다. 이순우 행장 재임 당시 수석부행장을 맡아 은행 업무를 총괄했다. 한일은행 출신 대표주자로 거론된다. 다른 한일은행 출신에 비해 현직이라는 이점이 있다. 1983년 한일은행에 입행했다. 이동건 그룹장은 경북고, 영남대를 졸업한 TK(대구·경북) 출신이다. 탄핵 정국에서 대구·경북 출신이 어떻게 작용할지 미지수다.
김승규 전 부사장도 2014년말 행장에 도전했다. 김 전 부사장은 2014년 우리금융지주 계열사 매각 작업을 주도했다. 우리투자증권·우리아비바생명보험과 경남은행·광주은행을 매각했다. 1979년 한일은행으로 입행했다. 김 전 부사장은 2009년 우리금융지주에서 전략담당 상무를 역임했다. 이후 우리은행 경영기획본부장, 우리금융지주 전략·재무담당 부사장을 맡았다.
김양진 전 수석부행장도 2014년 행장 후보로 나가 최종면접 대상자 4명까지 남았다. 1999년 상업·한일은행 합병 당시 초대 노조위원장을 했다. 1983년 한일은행에 입행했다. 휘문고와 서울대를 졸업했다. 중앙기업영업본부장, 준법감시인, 시너지추진본부장, 수석부행장 등을 역임했다.
김병효 전 사장은 우리은행 글로벌사업 담당 부행장, 우리아비바생명 사장 등을 지냈다. 1981년 한일은행에 입사했다. 경동고와 한국외대를 나왔다. 윤상구 전 전무는 2011년 은행장에 도전했다. 4명의 최종 후보자까지 갔다.
우리은행의 또 다른 사외이사는 "차기 행장 선임 조건으로 중시하는 것은 각 후보들의 업적, 경력, 적성, 비전이다"며 "정치적 이슈는 최대한 배제할 계획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