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주가에 오너 리스크 영향 미미…최근 하락은 대외 불확실성 탓
삼성전자 주가가 이재용 부회장 구속 영장 기각 소식에도 지지부진했다. 장 초반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차익 실현 매물에 장막바지로 갈수록 힘쓰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이 부회장을 둘러싼 이슈보다는 대외 불확실성에 따른 차익 실현, 하만카돈 인수·합병 불발 가능성 등이 최근 삼성전자 주가에 영향이 더 큰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19일 관심이 집중됐던 삼성전자 주가가 전강후약으로 장을 마쳤다.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전날보다 2.11% 오른 188만6000원으로 시작했다. 이 부회장의 구속 영장 기각이 주가에 긍정적일 것이라 예상한 투자자들이 많았다. 하지만 삼성전자 주가는 시간이 지날 수록 하락했고 전날보다 1.46% 오른 187만4000원에 그쳤다.
기관 투자자 매도세가 거셌다. 기관은 이날 장초반부터 매물을 쏟아내며 774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반대로 개인 투자자는 장 내내 순매수 기조를 이어가며 58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외국인 투자자는 이날 오전 9시 30분까지는 매도 물량을 내놨지만 주가가 떨어지자 삼성전자 주식을 장바구니에 담기 시작했다. 외국인은 이날 17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날 이 부회장의 구속 여부는 증시에도 관심사였다. 상승가도를 달리던 삼성전자 주가가 멈춰선 것은 오너리스크 문제라는 목소리도 존재했다. 실제 삼성전자 주가는 이달 12일 사상 최고가인 194만원을 기록했지만 그다음 거래일일부터 주가가 하락했다. 이 시기는 이 부회장 구속 여부와 관련된 이슈가 터져나온 시기와 맞아 떨어진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 부회장 구속영장 기각 건은 주가에 큰 영향이 없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 주가는 장 초반 일시적인 매수세로 장초반 강세를 보였다. 개인과 외국인이 주식을 매수했다. 다만 경영공백 리스크가 해소됐다는 재료에도 주가 상승폭이 크지 않았다. 오히려 기관 매도로 시작가보다 종가가 더 낮아졌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 주가는 오너리스크보다는 대외 불확실성 영향을 더 많이 받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이 부회장 관련 이슈가 삼성전자 주가를 움직이는 굵직한 요소는 아니라고 판단된다”며 “최근 삼성전자 주가가 빠진 데는 트럼프 정부 정책에 따른 불확실성이 커진 영향이 크다. 이로인해 지난해말부터 시작된 트럼프 랠리가 조정 국면에 맞으면서 기관과 외국인들의 차익 실현 욕구가 강해졌다”고 밝혔다.
실제 외국인 투자자는 삼성전자가 사상최고가를 기록한 지난 12일 부터 4거래일 연속으로 순매도를 보였다. 기관투자자들도 최근 6거래일 연속으로 매수하다 19일 순매도로 돌아섰다. 연초 이후 삼성전자 수급에서도 외국인과 기관은 누적으로 각각 2855억원, 554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하만카돈 인수합병 불발 가능성도 주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전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3일(현지 시각) 하만카돈 주요 주주들은 하만카돈 인수가가 지나치게 낮게 책정됐다며 미국 법원에 합병반대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삼성전자가 합의한 하만카돈 인수가는 약 9조원인데 하만카돈 주요 주주들은 향후 성장성을 감안하면 최소 17조원이라 주장하고 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하만카돈 인수합병 잡음은 외국인 투자자 심리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된다”며 “하지만 이는 인수·합병 과정에서 흔히 있는 일로 인수가 불발된다는지 하는 극단적인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