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TV 스타마케팅에서 벗어나…20~30대 유저들에게 인기
최근 모바일게임업체들 사이에서 걸그룹 모시기 열풍이 불고 있다. 과거 유명 TV 스타들을 기용해 홍보 모델로 사용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이젠 걸그룹을 주요 모델로 사용하고 있다. TV 배우들의 홍보효과가 크지 않자, 게임 주 이용층인 20~30대에게 익숙한 걸그룹에 눈을 돌린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014년 게임시장에는 새로운 열풍이 불었다. 바로 TV광고를 통한 스타마케팅이다. 시작은 2014년 배우 차승원을 모델로 썼던 넷마블게임즈의 모바일게임 ‘레이븐’이었다. 넷마블은 마케팅에 차별성을 꾀하고자 TV광고로 눈을 돌렸고 여기에 유명 배우를 기용하는 모험까지 감행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유저들은 TV에서 그것도 유명 배우가 게임 광고에 출연한다는 점에 열광했다.
이후 업계에선 이병헌, 이정재, 장동건, 하정우, 하지원, 유아인 등을 앞다퉈 기용, 스타가 직접 게임속 액션을 재연하는 광고가 대세가 됐다. 심지어 클레이 모레츠, 올랜도 볼룸 등 유명 할리웃 스타까지 게임 광고에 등장했다.
이러한 스타마케팅은 마케팅 비용을 가파르게 상승시키는 부작용을 낳았다. 민경욱 새누리당 의원이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5년 KBS·MBC·SBS 등 지상파 3사의 게임광고 수입은 923억9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2년 48억3000만원에 비해 19.1배나 늘어났다. 28개 케이블TV 채널의 게임광고 수입 역시 급증해 지난 2013년 43억원이던 것이 지난해엔 290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해 상반기부터는 스타마케팅 열풍도 시들해지기 시작했다. 너도나도 스타를 기용한 광고를 선보이자 차별성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과도한 마케팅 비용 역시 부담으로 작용했다.
이에 대안으로 등장하기 시작한 것이 걸그룹 마케팅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게임사들은 걸그룹을 이용한 마케팅에 본격적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넷마블은 모바일게임 스톤에이지와 백발백중의 모델로 걸그룹 아이오아이를 모델로 내세웠다. 당시 넷마블은 아이오아이 멤버들이 출연하는 코믹하고 친근한 CF를 제작했고, 백발백중 e스포츠 대회에서 직접 멤버들이 게임 실력을 과시하는 이벤트도 열었다.
룽투코리아는 모바일게임 검과마법 모델로 소녀시대 태연을 내세우면서 CF와 동시에 태연의 노래를 선보였다. 태연이 부른 아틀란티스 소녀는 검과마법 CF에 삽입되면서 유저들에게 좋은 반응을 이끌어 냈다. 지난해 11월 열린 지스타 2016에서는 태연이 직접 현장을 방문해, 팬들에게 싸인을 해주기도 했다.
신스타임즈의 모바일 밀리터리 게임 해전1942도 홍보모델로 걸그룹 씨스타를 내세웠다. 씨스타 역시 지스타 2016에 참가해 팬사인회와 공연을 펼쳤다. 신스타임즈측은 씨스타의 특별 무대는 그동안 해전1942를 사랑해준 유저들에 보답하기 위해 마련됐다고 밝혔다.
남동훈 신스타임즈 게임사업부문 대표는 “유저 여러분이 해전1942에 보내주신 관심과 사랑에 조금이나마 보답하고자 이런 이벤트를 준비했다”며 “단순히 모델을 활용해 게임 홍보만 하는 것을 벗어나, 게임 유저들에 특별한 선물을 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모바일게임업체들의 걸그룹 모시기 경쟁은 올해도 계속되고 있다.
최근 넥스트무브는 신작 모바일게임 로스트테일의 모델로 걸그룹 트와이스를 발탁해 화제를 모았다. 신스타임즈는 해전1942 시즌2의 홍보모델로 아이오아이 출신 김세정이 소속된 걸그룹 구구단을 선정했다. 게임펍의 해상 시뮬레이션게임 소녀함대는 걸그룹 러블리즈를, 디펜스게임 수호삼국지는 걸그룹 피에스타를 홍보모델로 활용하고 있다.
특히 게임펍은 10만, 20만, 30만 등 모집자 수가 목표 인원을 달성할 때마다 게임 아이템과 함께 러블리즈 멤버들의 특급 러블리 영상을 공개할 예정이며, 추후 오프라인 광고와 마케팅 활동에도 참여할 예정이다.
게임 모델을 활용한 웹 예능도 등장했다. 넥스트무브는 지난 16일 로스트테일의 홍보모델 트와이스가 출연하는 예능 프로그램 ‘로스트타임’을 최초로 공개했다. 네이버를 통해 처음으로 공개된 이 프로그램에는 사라진 동화 속 아이템을 찾아 고군분투하는 트와이스 멤버들이 등장한다. 영상 공개 직후 로스트타임이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며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유명 TV 스타들을 이용한 홍보 방식보다는 20~30대에게 익숙한 걸그룹이 홍보에 더 효과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기존 TV 스타들은 게임 시연 현장에 방문하거나 유저들과 직접 만나는 것을 꺼리는 경향이 있다. 한 게임 마케팅 담당자는 “유명 스타들은 비싼 몸값 때문에 섭외부터 쉽지가 않다”며 “대부분이 게임 현장에 방문하길 꺼려한다”고 밝혔다.
반면 평소 팬들과의 소통에 익숙한 걸그룹들은 유저들과의 만남에도 쉽게 응한다는 평이다. 이미 여러 게임업체들은 걸그룹을 각종 게임 행사에 등장시켜 유저들의 호흥을 이끌어 내고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걸그룹의 경우, 자신들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서도 각종 오프라인 행사에서 최선을 다해 행사에 임한다”며 “주 연령층인 20~30대인 유저들도 걸그룹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