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라운지·모바일 금융 확대 적극 추진…임직원은 11만5516명으로 2015년말보다 1507명 감소
은행들이 저성장과 대출 규제 강화 환경에서 셀프 뱅킹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이에 은행원 감축이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은행이 인건비를 줄이는 손쉬운 방법으로 수익을 추구한다고 비판하고 있다.
은행들은 기존 일반 ATM기기를 줄이는 대신 스마트 ATM기기를 늘려가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전국의 현금지급기(CD) 및 ATM 수는 12만1344대였다. 2013년 12만4236대 이후 2년째 줄었다.
반면 은행들은 직원 없이 은행 업무를 볼 수 있는 스마트 ATM을 도입하고 있다.
신한은행이 2015년 12월 도입한 셀프뱅킹 창구 '신한 유어 스마트라운지'는 출시 1년만에 거래 건수가 43만건을 넘었다. 신한은행의 스마트라운지는 입출금 창구 거래의 90%에 달하는 107가지 영업점 창구 업무를 영업시간에 관계없이 365일 이용 가능한 무인점포다. 스마트라운지를 통해 체크카드 신규 발급 1만여건, 인터넷뱅킹 신규 업무 8000건, 통장교체 7800여건이 이뤄졌다.
부산은행도 스마트 ATM을 늘렸다. 부산은행은 지난달 5일 서면롯데지점과 장전역영업소에 스마트 ATM을 설치했다. 기존에는 본점과 잠실점에만 스마트 ATM을 설치했었다.
은행들은 모바일 금융도 본격화했다. 은행들은 모바일을 통해 계좌 가입 뿐 아니라 대출까지 해준다.
Sh수협은행은 지난 9일 'Sh인터넷직장인신용대출'과 'Sh인터넷프리미엄직장인신용대출'을 출시했다. 영업점 방문 없이 모바일로 신용대출을 받을 수 있다.
신한은행도 지난달 28일부터 비대면 주택담보대출 서비스를 시행했다. 모바일 신한S뱅크 또는 인터넷뱅킹으로 대출을 신청하고 관련 서류를 팩스로 발송하면 된다. 이후 전자문서로 대출약정 서류를 작성하면 대출이 마무리된다. 이번 서비스 시행으로 신한은행은 기존 신용대출, 전세자금대출 등 가계대출 상품 전체에 대한 비대면 프로세스 구축을 완료했다.
은행들이 셀프 뱅킹에 매진하는 것은 저성장과 대출 규제 강화 환경에서 손실을 줄이기 위해서다. 은행에서 쓰는 비용 중 인건비가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셀프 뱅킹은 인력 감축에도 명분을 준다.
한국금융연구원은 올해 국내은행 대출자산 증가율을 3~5%로 예측했다. 지난해 상반기 7.30% 보다 2~4%포인트 가량 낮다. 경제성장률이 둔화하고 정부가 가계부채 관리를 강화했기 때문이다. 부동산과 건설 경기 하락 가능성도 있다.
이에 은행권 직원 감축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9월 기준 국내 은행 임직원은 11만5516명으로 2015년말 보다 1507명 줄었다.
올해도 KB국민은행은 전년말 근속 10년차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2800여명이 신청해 이달 회사를 떠난다. 국민은행의 경우 영업이익에서 판관비가 차지하는 비율(영업이익경비율)은 지난해 상반기말 기준 61.3%로 신한은행(48.7%), 우리은행(54.4%) 보다 높았다. 신한은행도 지난 16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접수 받았다. 신한은행은 작년에도 희망퇴직을 실시해 190여명이 회사를 나갔다.
한 시중은행 노동조합 관계자는 "은행들의 인력 감축은 리스크관리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는 것"이라며 "셀프 뱅킹화가 이를 거들고 있다"고 말했다.
강형구 금융소비자연맹 금융국장은 "은행들은 예대마진으로 손쉽게 수익을 내면서 고용은 줄이고 있다"며 "공공성과 사회적 책임 없이 수익 위주 영업만 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