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엑시노스 프로세서 공급…차량용 반도체 본격 진출 신호탄
삼성전자가 독일 자동차 업체 아우디에 차량용 반도체를 공급하기로 했다. 차량용 반도체 시장의 높은 진입장벽을 깬 삼성전자는 향후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것으로 보이는데 하만 인수 성공 여부가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18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아우디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엑시노스 프로세서를 공급하기로 했다. 삼성전자 엑시노스 프로세서는 다중 OS 및 디스플레이를 지원해 차량 내부에 설치된 디스플레이를 최대 4개까지 동시에 구동할 수 있게 해준다. 빠른 연산 속도와 그래픽 성능을 통해 인포테인먼트 기능을 구현할 수 있도록 한다.
아우디는 차량용 반도체에 요구되는 성능과 내구성을 만족하는 최첨단 반도체 기술을 자동차에 빠르게 적용하기 위해 2010년부터 반도체 업체들과 PSCP (Progressive Semiconductor Program)란 협력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삼성전자의 엑시노스 역시 PSCP를 통해 차세대 인포테인먼트용 프로세서로 선정됐다.
삼성전자의 이번 아우디 반도체 공급은 단순한 계약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삼성전자는 1위를 달리는 메모리 분야와 달리 차량용 반도체 분야에선 도전자 수준 기업에 불과했다. 차량용 반도체 시장은 기존 업체와 자동차 업체 간 결속력 때문에 새로운 업체가 경쟁력을 갖춰 시장에 뛰어드는 것이 거의 불가능한 수준이다. 이 때문에 퀄컴은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 뛰어들기 위해 지난해 10월 업계 1위 기업 NXP반도체를 53조원에 인수하는 방법을 택했다.
삼성전자가 아우디에 제품을 공급하는 것은 이 같은 높은 장벽을 깬 신호탄으로 해석 가능하다. 삼성전자는 향후 테슬라와 협력해 자율주행차용 반도체를 생산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다만 이와 관련 차질을 빚고 있는 하만 인수 작업이 어떻게 진행될 지가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여러 자동차 업체를 고객으로 하는 하만을 인수해야 삼성전자가 자동차 시장을 두드리는 작업이 수월해진다. 향후 고객 확보 차원에서 필수적으로 성공시켜야 하는 M&A인데 현재 하만의 주주들이 인수 조건을 문제 삼아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한편 자율주행차 등장과 함께 차량용 반도체 시장은 반도체 부문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지난해 300억 달러 규모였던 차량용 반도체 시장은 2021년 400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