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가치 제고보단 지분 승계, 경영권 강화 목적…"배당 증가 등 장기적으로는 긍정적"

허용수 GS EPS 대표(왼쪽)과 조현준 효성 회장. / 사진=각사
GS와 효성 대주주들이 잇따라 자사 주식 매입에 나서고 있어 주목된다. GS는 세대간 지분 양도를 위한 목적으로 분석되고 효성은 경영권 안정을 위한 지분 확대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주주가치 제고 목적이 아닌데다 지분 규모가 작아 당장 주가 부양에는 큰 효과가 없지만 장기적으로는 배당 증가, 책임 경영 강화 등 긍정적인 요소가 될 수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대주주 일가의 주식 매매가 늘고 있다. 허만정 고(故) GS그룹 창업주의 5남인 허완구 승산 회장은 보유한 GS 주식 전량을 처분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허 회장은 지난해 11월 24일부터 12월 28일까지 장내에서 통해 83만8905주를 매각했다. 이에 따라 11월 24일 0.89%였던 허 회장 GS 지분이 모두 사라지게 됐다.반대로 3세, 4세들은 적극적으로 지분을 매입했다. 허완구 회장의 장남인 허용수 GS EPS 대표는 같은 기간 415만0813주에서 488만9718주로 73만8905주 늘었다. 매입금액만 4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지분율로는 4.38%에서 5.16%로 증가했다. 이는 허창수 GS그룹 회장 지분(4.66%)보다 많은 지분율이다. 허용수 부회장 동생인 허인영 승산 대표도 10만주를 사들여 보유주식을 153만2886주까지 늘렸다.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널 회장의 장남이자 GS그룹 4세인 허서홍 GS에너지 상무 역시 이달 16일까지 10만주를 장내매수 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선 3세들간 경영권 경쟁보다는 고령으로 인한 지분 승계에 무게를 두고 있다. 실제 허완구 회장이 매각한 주식 83만8905주는 두 자녀들이 매수한 주식 수량의 합과 같다. 업계 관계자는 “GS그룹은 암묵적으로 지분 비율이 정해져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1936년생인 허완구 회장은 이 같은 방법으로 2000년대 후반부터 지속적으로 자녀들에 지분을 넘겼는데 일반적인 증여로는 증여세 부담이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GS뿐만 아니라 효성그룹 역시 최근 대주주의 자사 주식 매입이 있었다. 16일 공식 취임한 조현준 효성 회장은 지난해 1월부터 이달 17일까지 11번의 주식 취득 공시를 냈다. 보유 지분율은 지난해 1월 12.69%에서 올해들어 13.84%로 증가했다. 동생인 조현상 효성 사장 역시 지난해 6번 주식 취득 공시를 내면서 11.73%에서 12.21%까지 지분을 늘린 상태다. 다만 조현상 사장은 지난해 5월 이후 지분 취득 공시를 내진 않았다. 

이 같은 주식 매입은 경영권 안정화 일환으로 분석된다. 조현준 회장과 동생인 조현문 전 효성중공업 부사장은 경영방식 등을 두고 갈등을 빚은 전력이 있다. 이는 현재 진행형으로 조현문 전 부사장은 횡령과 배임 혐의로 형인 조현준 회장을 검찰에 고발해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대주주 일가 주식 매입은 단기적으로는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이들 주가 매입은 주주가치 제고차원이라는 보기 힘들다. 또 전체 상장 주식 수에 비해 대주주의 매입 규모가 크지 않아 급작스런 주가 상승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다만 장기적으론 대주주 지분이 늘게 되면 배당을 자극할 수 있는 요인이 된다. 더불어 책임 경영 일환으로도 주가 부양엔 긍정적일 수 있다”고 밝혔다.

17일 기준 GS 주가는 5만4500원으로 대주주 일가가 주식을 매매한 지난해 11월 24일 종가 5만5800원보다 낮아진 상태다. 효성은 지난해 1월 11만7000원에서 이달 17일 14만2500원으로 주가가 많이 올랐지만 대주주 주식 매입보다는 효성의 1조원대 영업이익 달성에 따른 실적 영향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