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물가격 전년대비 43.2% 증가…석유화학제품도 증가세
원자재 값이 오르고 있다. 원자재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한국 특성상 물가 인상과 연결될 수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원자재 값이 오르면 한국 경제가 더 좋아질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대한광물자원공사 자원정보실에 따르면 1년 전과 비교했을 때 현재 전략광물가격이 43.2%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원정보실이 집계하는 전략 광물은 ▲구리 ▲니켈 ▲아연 ▲유연탄 ▲철광석 ▲우라늄 ▲탄산리튬 ▲산화세륨이다. 유연탄과 우라늄은 각각 화력발전과 원자력 발전 원료로 사용된다. 유연탄은 제철용 코크스와 시멘트 제조에도 사용된다. 철과 니켈, 아연은 산업 원료다. 탄산리튬과 산화세륨은 배터리와 쓰이는 희토류 물질이다.
광물도 원유처럼 달러로 거래된다. 통상 광물과 달러는 반비례 관계로 여겨진다. 그러나 미국 금리 인상에도 광물자원은 연일 상승세다. 대한광물자원공사 자원정보협력팀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금리 인상으로 달러가치가 상승했지만 미국과 중국이 모두 인프라 확대를 내세웠다”라며 “G2 인프라 투자 수요가 유지되면서 원자재 가격은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인프라 투자 수요가 달러 강세를 뛰어넘은 셈이다.
광물 가격은 지난해 초 전세계 무역량이 줄면서 최저점을 기록하다 지난해 말부터 상승세다. 원자재 가격을 견인한 건 단연 중국이다. 2016년 중국 연간 철광석 수입량이 사상 최초로 10억톤을 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중국 관세청은 13일 “중국 철광석 수입량이 전년도보다 7.5% 증가한 10억2412만톤을 기록하면서 최고기록을 경신했다”라고 밝혔다. 철광석은 1월 둘째주 중국 운임포함가격(CFR) 기준 평균 톤당 79.82달러로 거래됐다. 3년 내 최저 가격인 2015년 12월 40달러에서 96% 증가한 가격이다.
중국 구리 수입량도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중국은 지난해 12월에만 제련구리 49만톤을 수입했다. 구리값은 런던금속거래소(LME) 현물 기준 1월 둘째주 톤당 5691달러에 거래됐다. 구리 역시 2016년 1월 톤당 4463달러에 거래됐다.
니켈과 아연 역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니켈은 LME 현물 기준 톤당 10244달러, 아연은 톤당 2696달러에 거래됐다. 두 비철금속 모두 지난해 초반 최저가를 찍었다. 니켈가격은 지난해 2월 톤당 8310달러, 아연가격은 지난해 1월 톤당 1512달러였다.
석유화학제품도 연일 상승세다. 특히 합성고무 원료인 부타디엔(BD) 가격 상승세가 크다. 화학업계에 따르면 부타디엔 값은 지난주 CFR 기준 톤당 2850달러를 돌파했다. 2016년 초 대비 70% 상승한 값이다. 춘절을 앞두고 중국기업이 BD 매점매석을 한 셈이다. 석유화학시장조사업체 ICIS은 13일 BD가격 상승세가 합성고무 가격 상승세를 추월하며 생산 업체가 가동률을 줄이려는 움직임을 보인다고 전했다.
이충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유가 가격 상승 기대감과 불안감은 구매결정 기간을 단축시키고 구매물량도 증가 시킨다”라며 “여기에 투기수요가 더해지면서 구매물량은 상승, 선순환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거래자들이 시차 손해를 보지 않기 위해 구매를 서두른다는 의미다. 그는 이어 “공급이 크게 늘지 않은 가운데 석유화학업체 수급은 여전히 타이트하다”며 “2017년 석화업계는 정도 차이만 있을 뿐 모두 실적이 개선된다”고 내다봤다.
컨설팅업체 딜로이트는 경제전망보고서 ‘보이스오브아시아(Voice of Asia)’ 2017년판에서 “원자재 가격이 저점을 찍고 상승하면서 원자재 수출국 경제 성장이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이어 딜로이트는 “원자재 수출 국가들은 원자재 의존경제에서 벗어나는 개혁을 추진해 왔다”며 “원자재 가격 인상과 개혁으로 2017년 경제 성장은 아시아 국가들이 견인한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