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지I&C, 중국서 본지플로어·예작 철수…LF·삼성물산도 브랜드 전략 조정

형지I&C는 최근 중국에서 운영하던 남성복 브랜드 본지플로어와 예작 사업 철수를 결정했다. 사진은 형지I&C제품 카달로그. / 사진=형지I&C 홈페이지

 

패션업계가 경영 효율화의 일환으로 매출이 부진한 브랜드·매장을 과감히 정리하고 이를 대체할 새로운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수년째 패션시장이 정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에서 ‘선택과 집중’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패션그룹형지 계열사 형지I&C는 최근 중국에서 운영하던 남성복 브랜드 본지플로어와 예작 사업 철수를 결정했다. 2014년 5월 본지플로어가 중국 쑤저우 태화백화점에 입점해 처음 운영을 시작한 지 약 2년 반 만이다.

형지는 중국에서 부진한 브랜드에 대해선 과감히 철수 결정을 내렸지만 향후 다른 브랜드를 통해 중국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형지 관계자는 “본지플로어와 예작은 직진출을 통해 사업을 꾸려가다보니 지속하기에 어려움이 있었다”며 “중국 현지 회사와 합자법인을 만들거나 브랜드 라이선스를 제공하는 형태로 중국에서의 사업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형지는 지엘리트의 교복사업과 아웃도어 브랜드 와일드로즈·와일드로버를 통해 중국시장을 공략할 예정이다. 형지엘리트는 지난해 중국 빠오시니아오그룹과 합자법인 계약을 맺었다. 또 형지는 중국 유통전문기업 롱웨이 테크놀로지사와 와일드로즈·와일드로버 생산·유통 라이선스 계약을 맺은 바 있다.

형지뿐만 아니라 LF와 삼성물산 패션 역시 매출이 부진한 브랜드와 매장을 정리하고 새 유통채널이나 브랜드로 경영 효율화를 꾀하고 있다.

LF는 지난해 중가 여성복 브랜드 질바이질스튜어트와 남성복 일꼬르소의 백화점 매장을 철수했다. 대신 이 브랜드를 온라인 전용으로 만들었다. 백화점 매장에서 두 브랜드 제품을 중가에 판매하려다보니 수익이 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LF가 모든 브랜드 매장을 철수하는 건 아니다. LF는 중고가 브랜드인 헤지스나 마에스트로 등에 대해선 백화점 채널 판매를 더 확대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조만간 공개할 신규브랜드 질스튜어트스포츠 역시 백화점 매장을 통해 판매할 계획이다. LF관계자는 “가격과 컨셉에 따라 일부 브랜드는 오프라인 유통채널을 접고 일부 브랜드는 확대하며 선택과 집중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물산 패션도 실적이 부진하던 남성복 브랜드 엠비오와 잡화브랜드 라베노바 사업을 오는 2월 접는다. 엠비오는 20년 넘는 역사가 있는 브랜드지만 실적 부진 앞에선 힘을 쓰지 못했다. 라베노바의 경우 출시 2년도 안 된 브랜드지만 매출이 10억원대로 저조해 정리가 결정됐다.

엠비오는 정리됐지만 삼성물산 패션은 엠비오를 대체할 남성복 브랜드 사업을 전개해 나가고 있다. 가성비 좋은 네덜란드 남성 정장 브랜드 수트서플라이와 지난해 12월 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수트서플라이 직영점은 지난 5일 청담동에 문을 열었다.

 

 

상해의 에잇세컨즈 매장. / 사진=삼성물산 패션

또 부진한 사업을 접은 대신 성장 가능성 있는 다른 사업에 더 집중하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은 스파브랜드인 에잇세컨즈와 편집숍인 비이커 등에 더욱 투자하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은 에잇세컨즈 메인모델을 가수 지드래곤으로 기용하고 지난해 9월 상해에 1100평 규모의 첫 매장을 오픈해 중국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패션업계의 과감한 사업 정리와 다른 수익원에 대한 투자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워낙 업황이 안 좋다보니 수익이 나지 않는 것은 빠르게 정리하고 수익이 나는 사업에 투자하는 경향이 업계 전반에 불고 있다”며 “비효율적인 브랜드를 끌고 가면 그 브랜드에 투자해야하는 금액도 만만치 않으니 어쩔 수 없이 빠르게 철수를 결정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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