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산업 ‘쌀’, 폴리실리콘 가격 오름세…웨이퍼・셀은 부진
폴리실리콘 가격이 연일 상승세를 타면서 폴리실리콘 제조업체 실적 개선 기대감이 흐르고 있다. 하지만 폴리실리콘 웨이퍼・태양전지(셀)가격은 연일 최저가를 갱신하고 있어 태양광 업계 희비가 갈리고 있다.
태양광 시장조사업체 PV인사이트(PVinsights)에 의하면 1월 2주차 9N 폴리실리콘 평균 가격은 ㎏당 15.70달러로 거래됐다. 지난해 10월 첫주 ㎏당 12.65달러로 최저점을 찍은 폴리실리콘 스팟 가격은 15주 연속 상승세다. 하지만 폴리실리콘 잉곳, 웨이퍼, 모듈 값은 하락세다.
태양광 발전시스템 기본은 규소(Si)다. 규소는 지구 표면에서 산소(O)에 이어 두 번째로 풍부한 원소다. 규소는 모래나 석영에서 채취하는데 보통 산소와 규소가 결합된 이산화규소, 실리카 형태로 존재한다. 여기서 산소를 제거한 규소 덩어리가 실리콘이다. 폴리실리콘은 실리콘 분자를 뭉쳐둔 화합물이다. 폴리실리콘은 규소 순도에 따라 태양광용(9N, 99.999999999%)과 반도체용(11N, 99.99999999999%)으로 나뉜다. 폴리실리콘은 반도체나 태양 전지를 만드는데 이용된다.
고순도 폴리실리콘을 녹여 블록 형태로 만든 것이 잉곳이다. 이 잉곳을 얇은 막 형태로 자른게 웨이퍼다. 이 웨이퍼를 이용해 태양 전지(셀)를 만든다. 이 셀에 유리, 부품을 더하고 압력을 가해 넓은 판 형태로 만든 게 일상에서 볼 수 있는 태양 전지판이다. 태양광 발전 시스템은 모듈에 전압을 조절하는 인버터와 전력제어기, 배터리를 더해 만들어진다.
국내에서 폴리실리콘을 가장 많이 생산하는 업체는 OCI다. 연간 생산량 5만2000톤으로 국내 1위, 세계3위 생산량을 자랑한다. 2위는 한화케미칼로 연간 1만5000톤을 생산한다. OCI는 손익분기점을 ㎏당 12달러 선에서 보고 있다. 한화케미칼 손익분기점은 ㎏당 14.5달러로 알려져있다.
폴리실리콘 제조는 장치산업으로 대규모 자본과 높은 기술력이 필요하다. 수출입은행에 따르면 2016년 상반기 기준 상위 8개 선도업체가 32만톤을 생산해 전세계 폴리실리콘 생산능력 중 71%를 차지하고 있다. 나머지 업체는 13만톤 생산에 불과하다.
반면 웨이퍼 및 셀 단계는 기술 장벽이 높지 않아 공급과잉이 벌어지고 있다. 한국태양광산업협회가 낸 ‘2016년 하반기 밸류체인별 가격 동향’에 따르면 웨이퍼 가격은 지난해 7월 평균 장당 0.749 달러에서 8월 0.523달러까지 떨어졌다. 12월에는 장당 0.632 달러에 거래됐지만 1월 들어 0.63 달러로 다시 주춤하는 모양새다. 셀 가격은 지난해 7월 와트당 0.259달러에서 0.212달러로 떨어졌다.
국내에서 웨이퍼와 셀을 생산하던 업체 대부분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국내 잉곳・웨이퍼 생산량 1위를 자랑하던 넥솔론은 2014년 8월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법원은 세 차례에 걸쳐 매각공고를 냈지만 불발이 났다. 오성엘에스티는 2015년 7월 태양광 사업 부진에 법정관리까지 들어갔다. 오성엘에스티는 태양광 사업을 접고 본래 주력산업이었던 LCD에 주력하면서 법정관리를 졸업하는 모양새다.
PV인사이트는 “중국 내 연말 재고 축소가 일단락되면서 중국 내수용 폴리실리콘 가격이 상승했다”며 “태양 전지와 웨이퍼 가격은 약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실제 거래 가격과 스팟 가격은 차이가 있다”라며 “국제적으로 가격이 오른다면 실적 개선 효과도 있겠지만 스팟 가격은 참고만 하고 있다”라고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