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가격 낮다"며 불만 제기…총수 구속위기에 설상가상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3일 오전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 사무실에서 밤샘조사를 마친 뒤 귀가하고 있다. / 사진=뉴스1


박근혜 최순실 국정농단 특검 수사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삼성이 하만 주주들의 송사에 까지 휘말리며 그야말로 내우외환에 시달리게 됐다.

삼성전자가 인수하기로 한 미국 전장 업체 하만의 주주들은 디네쉬 팔리월 CEO 등 이사진이 삼성전자와 합병을 추진하는 과정에 문제가 있다며 집단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13일(현지시간) 알려졌다. 이미 하만의 일부 대주주가 삼성전자 인수에 반대 의사를 밝힌 데 이어 소액주주들까지 합병에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주주들은 소장을 통해 “하만 이사진이 회사의 가치를 저평가하고 불리한 협상 조건을 감수해 주주들의 이익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또 하만이 삼성전자와 협상하면서 다른 파트너를 찾지 않기로 한 '추가제안금지' 조항에 대해 지적했다. 하만은 삼성전자와 독점적으로 협상을 진행하기로 하기로 했는데 이것이 문제라는 것이다. 지난해 12월엔 하만 대주주인 미국계 헤지펀드 애틀랜틱 투자운용도 같은 이유로 주총서 찬반 투표 시 반대표를 던지겠다고 천명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인수가격 주당 11달러, 총액 80억 달러(9조6000억 원)에 하만을 인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주주와 정부기관 승인을 거쳐 3분기까지는 인수를 마무리하려 했으나 주주들과의 송사에 휘말리며 계획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인수를 마무리 하기 위해선 하만 주주들의 승인이 필수다.

가뜩이나 특검으로 주요 경영진들이 골치 아픈 상황에 빠져 있다는 점 역시 삼성으로선 뼈아픈 대목이다. 이 같은 문제 해결을 위해선 이재용 부회장이 직접 움직여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한데 수사로 사실상 발이 묶여 있는 상태기 때문이다. 지금까진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수사가 경영에 직접적인 피해를 주진 않았으나 이번 송사로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 공백이 향후 인수 여부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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