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준 위원장, "광고수익 많다" 규제 뜻 비쳐…업계 "글로벌 경쟁도 버거운데 진흥은 커녕" 불만
방송통신위원회가 인터넷 기업의 광고 쏠림현상을 막기 위해 규제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해야 하는 인터넷 기업들을 지원하긴 커녕 발목을 잡는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최성준 방송통신위원장은 포털·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인터넷 기업에 대한 규제를 만들겠다고 12일 기자간담회서 밝혔다. 전통 미디어를 제치고 막대한 광고수익을 올리고 있다는 이유였다. 그는 “인터넷 기업은 자율 규제 정도만 있었지 거의 규제가 없었다”며 규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의 임기는 3~6월 사이 끝나는데 다음 방통위에 규제안을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성준 위원장의 이 같은 발언은 인터넷 기업들의 반발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그가 지적한 광고 수익은 인터넷 기업들의 주요 수익모델이다.
최근 인터넷 기업들의 실적을 놓고 보면 광고수익의 중요성에 대해 알 수 있다. 페이스북은 지난해 4분기 총 58억40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렸는데 그 중 광고 매출이 56억3000만 달러였다. 특히 이중 모바일 광고매출이 45억 달러로 전년대비 80% 이상 증가했다.
2016년 페이스북은 개인화된 맞춤형 광고를 대규모로 집행할 수 있는 새 광고 방법을 선보였고 그 결과 250만명이 넘는 활동광고주가 페이스북 상에서 활동하고 있다. 개발도상국에선 연결 속도가 낮은 인터넷 환경에서나 피쳐폰에서도 잘 작동되는 동영상 형식의 광고인 슬라이드쇼(Slideshow)를 제공한다.
국내 기업 네이버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지난해 3분기 매출 1조원을 돌파했는데 그 중 광고부문이 7495억원으로 총 매출의 74%를 차지했다. 광고매출은 모바일 매출 확대로 전년 동기대비 3.7% 성장했고 해외 광고 매출은 라인 광고 성장에 따라 전년동기 대비 72%나 늘었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인터넷 기업들은 광고 수익을 바탕으로 인공지능 등 신기술에 투자를 하는 방식으로 신사업을 키워 나간다. 세계적으로 인터넷 기업들의 광고 시장은 점점 커지고 있고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는 상황에 방통위가 칼을 뽑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미디어 환경변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을 억지로 규제로 누르려 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특히 규제기관인 방통위가 네이버와 카카오와 같은 곳을 담당하는 것 자체가 인터넷 기업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는 지적까지 제기된다. 한 인터넷기업 관계자는 “방통위는 방송이나 이동통신같은 공공적 성격을 띄는 곳을 규제하는 곳인데 진흥을 해야 하는 산업군까지 관장하고 있어 오히려 규제에 발목이 잡히는 꼴이 됐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