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V 인기와 노후 경유차 폐차 시 개소세 인하 혜택 등 호재

국내 자동차 시장 경유차 호황기가 재점화할 전망이다. 국제 유가가 오르는데 더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인기가 사그라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미세먼지 감축 정책의 하나로 노후 경유차 폐차 시 개별소비세를 인하하는 혜택을 내걸고도 경유차 재구매 제한은 하지 않고 있어 경유차 판매 증가가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12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휘발유 가격과 경유 가격이 6주 연속 오르면서 연료 효율성이 좋은 경유차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기준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과 경유 가격은 각각 1508.20원, 1300.70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 전국 주유소 휘발유 가격이 7년 만에 1300원대로 하락했던 것과 비교면 16% 오른 것이다. 

 

디젤차 인기가 고유가 바람을 타고 다시 살아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 사진 = 시사저널e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기름값이 오르면 자동차 구매 시 가장 크게 고려하는 점이 연비”라며 “디젤게이트로 주춤하기는 했지만 적은 배기량으로 힘이 좋고 연비를 내는 경유차의 강점은 여전해 경유를 주로 사용하는 SUV가 인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국내 완성차 업체와 수입차 모두 올해 연비를 강점으로 내세운 SUV 판매에 열을 올린다는 계획이다. 4일 쌍용차가 5세대 코란도C를 출시하며 포문을 연 데 이어 현대차는 올해 처음으로 소형 SUV를 내놓는다. 특히 현대자동차 글로벌경영연구소는 올해 전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경유를 주 연료로 하는 SUV 판매 비중이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 상반기까지 지원되는 노후 경유차 폐차 지원제도도 경유차 수요 증가에 긍정적이다. 정부는 오는 6월 말까지 10년 이상 된 노후 경유차를 폐차하고 두 달 안에 새 차를 사면 개별소비세를 대당 100만원 한도 내에서 70%까지 깎아준다는 방침이다. 완성차 업체는 여기에 추가 할인 혜택을 줘 개별소비세를 완전 면세시키는 판촉할인을 진행하고 있다.

경유차를 10년 넘게 운행해 온 소비자가 개별소비세 혜택을 받고 경유차를 사도 무방하다. 미세먼지 배출이 많은 노후 경유차 교체 유도를 위해 아무 제한 없이 신규 차량에 세제 혜택을 주면 경유차의 경제적 이점만 증가시켜 오히려 경유차 구매를 촉진하는 모순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정부는 정책 수정 없이 노후 경유차 폐차 지원 혜택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지난해 수입차 시장은 아우디폴크스바겐 판매정지 여파로 경유차 판매량이 전년보다 21.2% 줄었지만, 국내 경유차 판매량은 오히려 늘어났던 만큼 노후 경유차 개별소비세 지원이 경유차 증가세를 더욱 부채질할 전망이다.

여기에 최근 완성차 업체의 경유차 생산 기술 발달로, 경유차 고질병인 소음 문제도 상당 부분 해소돼 판매량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자동차 업계 한 전문가는 “지난해 완성차 업체가 수천억원을 들여 개발한 경유차 엔진을 내놨는데 디젤게이트로 힘을 잃었다”며 “올해는 유가 상승에 따라 보다 적극적으로 판매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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