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CJ 물류전쟁 선도…동원‧SPC도 물류사업 몸집 불리기 나서

유통 대기업들이 정유년에도 물류 키우기 삼매경에 빠져있다.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Black Friday)를 앞둔 지난해 11월 24일 인천 중구 인천본부세관 특송물류센터에서 직원들이 물품들을 정리하고 있는 모습. / 사진=뉴스1

정유년에도 물류 키우기 삼매경이다. 공룡기업 뿐 아니라 후발주자들도 M&A 등을 활용해 몸집 불리기에 나선 유통가 얘기다. 유통 양대 강자 롯데와 CJ가 물류전쟁을 일으키는가 싶더니 동원과 SPC등 후발주자들도 각자의 방식으로 틈새서 칼날을 가는 모양새다.

1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주요 기업 간 물류를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최근 업계를 가장 놀라게 한 기업은 동원이다.

동원산업은 지난달 16일 동부익스프렉스 지분 100%를 4200억원에 사들였다. 동부익스프레스는 항만 물류와 창고 사업, 여객 운송, 렌터카, 국제 물류까지 다양한 사업을 구축해온 45년 전통의 종합물류기업이다. 한해 매출액이 7200억원(2015년 기준)에 이른다.

동부익스프레스를 손에 넣은 동원산업의 같은 해 매출액은 1조 3600억원이다. 모기업의 절반규모 물류회사를 자회사로 두게 된 셈이다. 이미 로엑스(LOEX)를 통해 2500억원 규모 물류사업을 구축하던 동원산업은 이로써 1조원 수준의 물류사업을 운용할 수 있게 됐다. 오경석 신한금융투자증권 연구원은 “물류 영업이익률은 기존 4.5%에서 5.8%로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보기도 했다.

동원산업 관계자는 “동부익스프레스 인수로 기존 물류부문과의 시너지를 통해 새로운 물류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동원산업은 전국 6개 권역에 16개 물류센터를 갖추고 있다. 이에 더해 부산신항, 청주, 포천 등 3곳에 새 물류센터를 신축 중이다.

당장 동부익스프레스의 물류는 참치 어획 등을 주력으로 삼은 동원산업에 이득이 될 전망이다. 동부익스프레스가 주요 항만에서 물류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서다.

동원산업이 M&A로 몸집을 불렸다면 SPC그룹은 자회사 키우기로 물류전쟁에 나설 태세다. 지난해 10월 SPC그룹은 지주회사 격이던 파리크라상 대표를 지낸 권인태 사장을 SPC GFS 대표이사로 발령했다.

SPC GFS는 2014년 삼립식품에서 식자재 영업, 물류사업 부문 등을 물적 분할해 설립된 자회사다. 이미 SPC가 파리바게뜨와 라그릴리아, 배스킨라빈스, 쉐이크쉑 등 다양한 외식브랜드를 갖춘 덕에 식자재와 물류 자회사 역시 빠르게 성장 중이다.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매출도 직전 해보다 80% 가까이 늘었다.

유통 2강 롯데와 CJ도 물류 몸집 불리기를 계속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5000억원을 들여 현대로지스틱스를 인수해 이름을 롯데글로벌로지스로 바꾼 롯데그룹은 기존 롯데로지스틱스에 더해 물류사업을 공룡화하려는 심산이다. 향후 두 회사가 합병하면 CJ대한통운을 위협할 수 있으리라는 분석도 나온다.

CJ대한통운 역시 2013년부터 M&A와 합작법인 설립을 지렛대 삼아 몸집을 지속적으로 불려왔다. 손경식 CJ그룹 회장이 신년 화두 중 하나로 M&A를 언급했다는 걸 감안하면 올해도 M&A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식자재와 물류 등을 갖춘 한 대기업 관계자는 “식품사업을 영위하는 기업들 입장에서는 물류 자회사나 계열사를 통하는 게 가장 큰 이점”이라며 “외식과 식자재를 두루 갖춘 CJ도 중국시장서 CJ대한통운의 존재가 큰 장점 중 하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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