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올해 친환경 항공기 17대 도입 예정…경량 소재 사용 등으로 연료효율 높여
친환경 바람이 항공업계로 옮겨붙고 있다. 국제 유가가 상승세로 돌아선데다 환경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진 때문이다. 이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국적 항공사 중심으로 친환경 항공기 도입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1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연료 효율이 개선된 친환경 항공기 총 17대를 연내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항공기 연료 효율성은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많은 비행기 연료를 적게 쓰면서 멀리 이동할 수 있게 해 친환경 항공기 핵심 기술로 꼽힌다.
지난해부터 친환경 항공기 도입에 적극 나서고 있는 대한항공은 미국 보잉이 만든 787-9를 5대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787-9는 탄소복합 소재나 알루미늄 합금과 같이 가벼운 소재를 이용함으로써 연료 효율성이 동급 항공기와 견줘 20%가량 높은 친환경 항공기다.
대한항공은 비행기 무게가 1% 줄면 연료 사용량이 0.75% 감소하는 만큼 유가 상승세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오는 6월부터는 캐나다 봄바디어가 제작한 CS300 기종 8대를 들어온다. CS300는 타 항공기보다 연료 효율성이 15% 높다.
2025년까지 14조원을 들여 친환경 항공기 운항을 확대할 예정인 아시아나항공은 에어버스 A350 4대를 첫 번째 도입 대상으로 지목했다. 유럽의 다국적 항공제조사인 에어버스는 A350 날개 모양을 ‘L’자로 만들어 연료 효율을 높였다.
비행기 날개 끝 부분을 구부려 공기 저항을 줄인 것인데, 공기 저항이 줄면 그만큼 연료를 적게 쓸 수 있다. A350은 이 날개로 기존 항공기보다 연료 사용량을 4% 줄이고 연료 효율은 25% 높였다. 아시아나항공은 A350 30대를 2025년까지 차례로 도입할 예정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항공사 원가구조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유가가 상승하면서 기체 구매 부담이 커졌지만, 친환경 항공기 확대는 유류비 부담을 낮추는 만큼 장기적으로 영업이익 개선에 긍정적일 수밖에 없다”면서 “아울러 국제 사회 환경규제 강화 추세에도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비행기를 탄 승객 한 명이 1㎞를 이동할 때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량은 285g으로 104g인 자동차보다 두 배, 14g인 기차보다는 20배 정도나 높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유럽연합은 이산화탄소 배출권 거래제도를 비유럽 국가로 적용 범위를 넓힐 전망이다.
한편 국토교통부는 이산화탄소 감축을 위해 항공기 연료 효율을 2025년까지 연평균 1.3% 향상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