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환경 개선·사측 갑질방지 … 노조 “사측서 노조 설립 방해” 주장

비를 피하고 있는 택배노동자. / 사진=뉴스1

#택배노동자들은 점심도 거르고 주6일 하루 13시간의 고강도 노동을 한다. 아침 7시부터 오후1~2시까지 약 6시간의 분류작업을 하지만 일체의 수당도 받지 못한다. 이렇게 분류작업 시간이 길어지면서 배송시간도 늦어져 퇴근시간은 밤 9시를 넘긴다.

#울산의 한 택배기사들은 분류작업 오전마감을 요구하는 일인시위를 행한 적이 있다. 그러자 사측은 택배기사들에게 계약해지 및 민형사상 법적조치를 취한다는 내용의 이행 최고서를 보냈다.
 

 

전국 택배노동자들이 열악한 노동환경 개선과 사측의 갑질을 막기 위해 처음으로 노동조합을 설립했다.

택배노동자들은 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노동조합 설립을 알리고 향후 노동자들의 권리제고와 대기업의 갑질에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택배기사는 특수고용노동자로서 개인사업자라는 굴레에 묶여 노동법의 사각지대에 놓여있었다. 이들은 특수한 지위 탓에 배송 중 본인이 다치거나 고객의 물건이 파손될 경우 모두 스스로 책임을 져야했다.

각종 불이익을 당해온 택배노동자들은 권리신장을 위해 노동조합 설립을 결심했지만 이 과정이 순탄했던 것은 아니라고 했다. 노동조합에 참여한 택배기사들은 사측으로부터 각종 협박과 회유에 시달려야 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사측이 대리점 계약 해지를 운운하며 노동조합 설립을 방해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에 따르면 대리점 소장은 한 택배기사에게 노동조합 공식 출범 행사(8일)에 참석할 것이냐고 물어봤고 택배기사는 그걸 왜 물어보느냐고 답했다. 소장은 행사에 참여한 기사가 소속된 대리점은 계약을 해지하겠다고 하니 대리점이 불이익을 당하지 않게 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CJ대한통운의 한 택배기사는 “원래 8일 노조 공식출범 자리에 참석하려던 기사분들은 200명 정도인데 절반 정도밖에 참석하지 않았다. 출범 행사 장소인 국회헌정기념관 바로 앞까지 왔다가 다시 돌아가신 분도 있었다”며 “행사에 참석하지 못한 이들은 사측관계자가 행사장에 숨어 몰래 사진이라도 찍으면 어떡하냐고 걱정했다”고 밝혔다.

향후 노조는 택배기사들의 불안정한 고용상태 개선을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현재는 대리점 사장이 출근하지 말라고 통보할 경우 다음날 바로 출근을 하지 못할 만큼 택배기사들의 고용상태가 불안정하다. 또 노조가 약 5만 명의 택배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설립된 만큼 조직을 더욱 확대하기 위해 매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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