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분간 사업부 매각 없을 듯…이재용 부회장 의사결정 힘든 상태
삼성이 한 해 시작을 특검과 함께 하게 되면서 임원 인사 등 모든 주요 일정이 무기한 연기됐다.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소환 가능성까지 대두됨에 따라 몇몇 사업부에서 거론되던 추가 매각설도 일단 올스톱 됐다.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수사하는 박영수 특검은 9일 최지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과 장충기 미래전략실 차장(사장)를 차례로 소환조사했다. 특검은 박근혜 대통령이 이재용 부회장을 독대한 후 국민연금 합병 찬성 등에 개입한 것으로 보고 이재용 부회장 지시 여부에 대해 집중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특검 칼바람에 휘말린 뒤 임원인사 등 한 해 주요 계획을 모두 뒤로 미루고 있다. 현재는 특검에 대처하는데 모든 그룹 역량을 쏟아 부어야 하는 상황이다.
작년 프린팅솔루션 사업부 분할매각 이후 내부에서 거론되던 사업부 추가 매각설도 함께 잠잠해지고 있다. 삼성전자가 프린팅솔루션사업부를 휴렛패커드(HP)에 매각하기로 한 이후 기업 내부에선 5~6개 사업부가 추가 매각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추가 매각설이 나오는 사업부 몇몇 인사들은 긴장감을 감추지 못했다. 한때 네트워크사업부가 주요 매각 대상으로 거론됐으나 삼성 측은 이에 대해 부인했다.
어쨌든 특검으로 삼성전자 사업부 추가 매각 움직임은 당분간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사업부 및 계열사 매각과 관련해선 그룹 내 최고 의사결정권자인 이재용 부회장이 특히 직접 챙기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그런 그가 특검 바람에 휘말리면서 사업부 매각과 관련한 논의나 결정은 무기한 연기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삼성전자 내‧외부의 공통된 목소리다.
이번 최순실 사태로 어수선해진 내부 분위기를 다잡기 위해서라도 함부로 매각에 나서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기업 내에서 책임논란이 불거질 경우 수뇌부가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에 논란이 될 만한 결정은 당분간 없을 것이란 게 업계의 공통된 분석이다. 지난해 매각 결정이 난 프린팅사업부의 경우 직원들이 고용을 보장할 것을 요구하며 길거리 행진을 하기도 했다.
한편 특검은 삼성과 박근혜 대통령의 관계를 밝혀내는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삼성은 대기업 중 가장 많은 돈을 재단에 내놓았고 최순실 모녀 회사까지 따로 지원한 혐의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