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손엔 편의점, 다른 손엔 간편식
1인 가구와 이코노미를 합성한 단어 1코노미(1conomy)가 식품업계서도 화두가 됐다. 식품기업 중 7번째로 매출 2조원클럽 자리를 꿰찬 오뚜기도 1코노미를 노린다.
한 손은 1코노미 맞춤 유통채널 편의점을 붙잡았다. 다른 손은 1코노미 시대의 총아 간편식(HMR)을 쥐었다.
6일 식품업계와 증권가 전망을 종합하면 곧 발표될 오뚜기의 4분기 매출액은 4700억원~4800억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 3분기까지 오뚜기의 누적 매출액은 1조 5200억원이다. 2조원 안팎의 한해 실적을 내게 되는 셈이다. 지난해 오뚜기의 최종성적표는 1조 8800억원이었다.
2조원을 넘으면 오뚜기는 식품업계 7번째 2조클럽 기업이 된다. 그런 오뚜기가 정유년의 화두를 1인가구로 잡은 모습이다. 1인가구 증가세 때문이다. 지난해 인구주택총조사 결과 1인 가구가 전체가구서 차지하는 비중은 27.2%로 조사됐다. 2035년에는 34.3%에 이를 전망이다.
가장 눈길을 끄는 움직임은 1만 점포를 넘어선 편의점 GS25와의 협업이다. 편의점은 1코노미 시대의 1등 수혜주다. 오뚜기가 손잡은 GS25의 경우 지난해 10월까지 도시락 매출이 직전해보다 180% 가까이 늘었다.
7일부터 전국 GS25에서는 GS리테일과 오뚜기가 손잡고 내놓은 유어스오모리참치찌개라면(용기면)과 유어스오모리부대찌개라면(용기면)이 판매된다.
이미 GS25는 지난해 같은 브랜드의 김치찌개라면을 내놨었다. 김치찌개라면은 2014년 12월 24일 나온 후 2년 간 누적 1800만개가 팔렸다. 오뚜기와 GS25가 함께 내놓는 참치찌개면과 부대찌개면은 오뚜기 특유의 레토르트 제조 기술로 만든 레토르트스프를 최초로 라면에 적용한 상품이다.
GS25와 오뚜기측은 레토르트스프는 기존 분말스프에 비해 원물의 식감을 살려 찌개 감칠맛을 끌어내는데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GS25 관계자는 “부대찌개면의 경우 레토르트스프 50g 중 미트햄과 소시지, 베이크드빈 35%, 김치15%, 기타 양념으로 구성해 실제 부대찌개의 맛에 가장 가깝게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박성호 GS리테일 편의점 라면MD는 “1년 6개월간 개발한 상품이다. 앞으로도 다양한 차별화 상품으로 고객에게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1코노미 시대의 총아인 간편식(HMR)도 오뚜기의 공략 대상이다. 오뚜기는 지난달 2일 간편식의 새 캐시카우(cash cow)로 떠오른 컵밥을 내놨다. 오뚜기 측은 ‘3분요리’의 노하우를 살려 새로 만든 제품이라고 적극적으로 홍보했다. 김치참치덮밥, 제육덮밥 등 대표적인 한식 메뉴 6개로 구성됐다.
오뚜기 관계자는 “점차 커지고 있는 간편식 시장을 겨냥한 다양한 신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라며 “‘맛있는 오뚜기 컵밥’은 1인 가구뿐만 아니라 맞벌이 부부, 바쁜 직장인, 간편하면서도 맛있는 한끼 식사를 원하는 학생들에게도 맞는 제품”이라고 말했다.
전통적 수익원인 3분카레와 마요네즈 등 소스 역시 1코노미 시대와 긍정적으로 맞물릴 가능성이 높다. 조용선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내수시장 소비 트렌드에 부합하는 다품종 저가 전략의 카레‧3분류를 기반”에 두고 “(진짬뽕 등) 프리미엄 면류 신제품의 지속공략을 통한 시장지위 확대(가능성도)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2조클럽 유지 여부도 여기에 달린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