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진설계 기준 강화로 제품 판매 확대 전망
기상청과 철강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발생한 지진은 총 53회로, 1980년대 연평균 15.6회에서 2011년 이후 58.8회로 4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진의 강도 또한 커지고 있어 국내 건축물의 내진용 설계 적용 및 강재 사용을 요구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철골구조에 많이 쓰이는 H형강을 기준으로 한 내진강재의 사용비율은 2012년 4%에서 지난해 21%까지 상승했지만 아직은 내진용 철강재 시장이 도입 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평가다.
현대제철은 지난 2005년 독보적인 전기로 기술력을 바탕으로 국내 최초 내진용 철강제품(SHN재)을 개발해 국내외 시장에 공급하고 있다. 이들 제품은 내진 안정성 보장을 위해 에너지 흡수능력, 변형능력, 용접성, 내충격성 등의 특성을 보유하고 있어 유사시 구조물의 붕괴 및 손상을 최소화한다.
국내 SHN재의 판매실적은 현대제철이 개발한 직후인 2006년 400톤에 불과했으나, 2011년 8만2000톤, 2015년 47만7000톤으로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현대제철의 내진용 H형강은 잠실 롯데월드타워, IFC서울, 일산 킨텍스 등 국내의 랜드마크 건물은 물론 해외의 화력발전소와 극한지역에 건립된 제2남극기지까지 쓰이면서 내진성능을 확실히 인정받았다.
현대제철은 내진용 H형강뿐 아니라 철근(SD-S), 후판(SN) 생산에도 주력하고 있다. 2013년 국내 최초로 내진용 철근(SD400S)을 개발한 데 이어 최근에는 내진성능을 한층 강화한 신 강종인 SD500과 SD600급 내진 철근을 잇따라 개발해 양산체제까지 갖췄다.
최근엔 내진강재를 이용한 건축물의 내진설계 적용도 확대되는 추세다. 내진 강재 개발에 주력한 현대제철로서는 좋은 기회를 맞이한 상황이다. 현재 국내 건축물 내진성능 확보는 정부의 꾸준한 정책 보완에도 매우 열악한 상황이다.
2015년 국정감사 제시자료(국토교통부)에 의하면 2014년 6월말 조사 기준, 서울시 내진대상 건축물 28만4409동 중 25%인 7만982동의 건축물만이 내진설계가 적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정부는 건축물 내진설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내진설계 의무대상을 3층이상에서 2층 이상 건축물로 확대하고, 기존 건축물의 내진 보강시에는 건폐율·용적률 완화 등의 혜택을 주기로 했다. 이는 오는 1월 20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개정으로, 현대제철의 건축용 내진재 판매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내다 보고 있다.
현대제철은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향후 수요 창출을 위한 차별적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내진용 제품 개발 로드맵’에 따라 현대제철은 지난해 건축용 내진재 품질 확보, 올해는 고강도 및 내진·내화 복합 성능화에 이어 2018년부터는 성능 평가 및 설계 기준을 수립한다는 목표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올해부터 2층 이상 건축물에 대한 내진설계 의무화로 내진용 강재의 급격한 수요증가가 예상되고 있다”며 “우리도 내진용 강재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내진용 제품을 통해 지진에 대한 공포가 어느정도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