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크스바겐, FCA, 현대차 AEV 공개 잇따라…“주행보조장치에 라이더만 더했다”


자율주행기술이 배터리 자가 충전 능력을 갖춘 하이브리드차를 넘어 전기차로 옮겨가고 있다. 안전을 위해 고안된 주행보조장치(ADAS)에 라이더나 카메라, 맵핑 데이터 등을 추가하면 자율주행으로 기술 확장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전기차 배터리 소모에 대한 부담도 대폭 감소했다.

5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완성차 업체를 중심으로 전기차에 자율주행기술을 접목한 자율주행전기차(AEV) 출시가 잇따르고 있다.

 

독일 자동차 브랜드 폴크스바겐은 5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미국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 전기차 I.D.에 자율주행기술을 더한 차량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미국 자동차 브랜드 피아트크라이슬러(FCA)는 이번 CES에 구글과 함께 개발한 퍼시피카EV 자율주행차를 최초 공개한다. 앞서 FCA가 배터리 성능 제한으로 인해 내연기관과 배터리 기반 모터를 구동에 동시에 활용하는 하이브리드차 기반 자율주행차를 개발해온 것과 대조된다. 

 

현대차 아이오닉 일렉트릭 자율주행차가 미국 라스베이거스 도심을 달리고 있다. / 사진 = 현대자동차


현대차는 CES 행사 기간 아이오닉 일렉트릭 자율주행차를 활용해 전기차와 자율주행 기술을 결합한 경쟁력을 알리고 있다. 아이오닉 일렉트릭 자율주행차는 미국자동차공학회(SAE)가 분류한 자율주행기술 기준에서 차량 스스로 내·외부 환경을 인지하는 최고 수준을 만족하게 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완성차 업체가 AEV 출시 본격화로 미래 자동차의 핵심 요소로 꼽히는 안전과 친환경 두 요소를 모두 충족시켰다고 분석한다. 자동차 업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 안전과 친환경이라는 두 가지 갈래로 발전을 거듭해 온 자동차 기술이 AEV 안에서 하나로 수렴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주행 안전을 강조해 온 자동차 업체의 주행보조장치 기술이 상당한 수준에 이른 것도 AEV 출시 확대를 이끌었다. 실제로 현대차 관계자는 “아이오닉 일렉트릭 자율주행기술은 기존 주행보조장치에 라이더를 더하는 간단한 방식으로 구현됐다”고 설명했다.

라이더는 실시간으로 입체 영상(3D) 정보를 확보하고 처리하는 장치로 자율주행차가 운전자로부터 차량 제어 권한을 받아 내·외부 데이터를 지속해서 확보하고 처리하는데 중추적 임무를 수행한다. 또 라이더는 3D 정보를 확보하고 처리하는 데 있어 추가적인 기계 부품이 필요하지 않아 전기차 배터리 소모도 적다.

일각에선 주행보조장치 개발을 자율주행기술로 확대하지는 않았던 완성차 업체의 기술 전향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완성차 업체는 자율주행기술 선두에 섰던 구글이나 애플 등 IT 기업이 조향장치와 제동장치를 제외한 완전자율주행차를 개발할 때 회의적 시각을 보냈기 때문이다.

김정하 국민대학교 자동차융합대학장은 “주행 안전을 중시하는 자동차 제조사에게 조향장치와 제동장치는 필수불가결한 요소일 수밖에 없어 오히려 미래 자동차의 또 다른 갈래인 친환경 전기차 개발에 몰두했다”면서 “구글이 최근 기존 개발계획과 달리 조향·제동장치 장착을 하고 나선 게 완성차 업체의 AEV 출시 움직임을 가능케 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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