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중고거래 카페서는 오히려 매입 글 올라와

갤럭시노트7은 블랙 오닉스, 블루 코랄과 골드 플래티넘, 실버 티타늄 4가지 색상으로 출시됐으나 단종됐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 사용자 제재 수위를 높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오는 9일부터 국내 갤럭시노트7 배터리 충전 용량을 15%로 제한하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실시할 계획이다. 작년 10월 29일 60%로 강제 충전 제한을 시작한 이후 두 번째 조치다. 하지만 지금까지 갤럭시노트7 사용자들의 마음은 요지부동이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국내 갤럭시노트7 회수율은 약 94%다. 5만여 명이 아직도 갤럭시노트7을 사용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 사용자를 대상으로 매일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예고하며 협박 아닌 협박을 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꿈쩍 않던 사용자들을 움직이기에는 역부족이다.

한 이동통신사 대리점 직원은 “고객들 중에 아직도 갤노트7 사용자가 많다. 그렇지만 바꾸려 하거나 환불받으려는 전화를 받지 못했다”며 “지금까지 갤노트7을 보유하고 있는 고객들은 기능도 기능이지만 단종에 따른 ‘희소성’에 더 큰 가치를 두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삼성전자의 강력한 제한에도 지금 고객들은 계속 사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용자들은 최신 폰을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현재 갤럭시노트7을 사용하고 있는 40대 직장인 A씨는 “앞으로 계속 쓸거다. 아직까지 갤노트7보다 좋은 폰을 본 적이 없다. 터질거면 진작 터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변인들의 반응에 대해 묻자 “내 돈 주고 사서 내가 쓰는데 누가 뭐라고 하겠느냐”며 “가족들도 별 말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또 다른 이용자 B씨도 “갤럭시S8이 나오면 그때 환불하든지 아니면 계속 쓸 생각”이라며 “어차피 자동 업데이트를 막아놔서 별로 상관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갤럭시A8 2016이나 갤럭시S7엣지, 아이폰7으로 바꿀까 고민도 했지만 화면이 큰 게 좋고, 방수‧방진이 필요해 그냥 쓰는 방향으로 결정했다”며 “이미 삼성전자 측에 내용증명도 보낸 터라 어쩔 수 없다”고 전했다.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자동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막는 방법, 복구하는 방법이 공유되고 있다. 5일 기준 1만여 명이 가입된 네이버 ‘갤노트7계속 사용하고 싶어요’ 카페에는 배터리 충전을 다시 원래대로 100% 가능하게 하는 방법과 후기 게시글이 인기를 얻고 있다. 일부 이용자들은 제품을 계속 사용하고 싶다며 삼성전자에 내용증명을 발송하기도 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강제 충전 제한에 대해 “안전과 관련된 문제인 만큼 최후의 방법을 써서라도 회수하려고 하는 것”이라며 “충전 제한이 걸리면 사용자들이 많이 교환‧환불하지 않을까 기대한다. 목표는 100% 회수”라고 말했다. 이어 “인터넷 카페에서 방어앱이나 자동업데이트 방지 방법 등이 공유되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그것까지 회사가 관여할 수는 없는 부분”이라며 내용증명에 대해서도 “아직까지 대응 계획은 없다”고 전했다.

인터넷 중고거래 카페에서는 갤럭시노트7이 극진한 대접을 받고 있다. 개인사용 목적이나 선물용으로 갤럭시노트7을 찾는 글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들은 70만원 선의 거래액을 제안했다. 국내 기준 갤럭시노트7 출고가는 98만8900원이었다.

갤럭시노트7을 중고로 구매하기 원하는 C씨는 “갤럭시노트7 블루코랄 색을 사전예약했지만 단종되는 바람에 물량을 받지 못했다”며 “갤럭시노트 시리즈를 좋아해서 1부터 5까지 모든 시리즈를 다 갖고 있어 7도 가지고 싶다”고 간절하게 말했다. 또 다른 구매 희망자는 “어머니가 색상과 디자인 때문에 갤럭시노트7을 좋아하셔서 선물용으로 구매하고 싶다”고 했다.

한편 갤럭시노트7 사용자를 바라보는 곱지 않은 시선도 있다. 휴대전화 정보가 많은 인터넷 커뮤니티 ‘뽐뿌’ 이용자들은 갤럭시노트7 사용 이유를 귀찮음과 안전 불감증으로 생각하거나 향후 이익 추구 목적이라고 추측하기도 했다. 또한 “사람 많은 곳에 갖고 오지 않길 바란다”며 갤럭시노트7 폭발에 대한 불안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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