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한 해 보내고도 예상 밖의 자리보전…과거 기여도‧기업 분위기 감안한 듯

사업 부진 및 악재로 최악의 해를 보낸 조준호 LG전자 MC사업본부장(왼쪽)과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 / 사진=뉴스1

지난해 최악의 해를 보냈던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스마트폰 부문 수장들이 올해 모두 자리를 지킬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의 배려로 문책성 인사를 피하게 된 이들은 차기작은 무슨 일이 있어도 꼭 성공시켜야 한다는 부담감을 떠앉게 됐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조준호 MC사업본부장은 G5 성적이 안 좋을 경우 자리를 지키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많았다. 이미 그 전부터 적자 행진을 이어오던 터라 G5 흥행여부는 그가 계속 자리를 지킬 수 있을지를 판가름한 결정적 요인이 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G5는 실패했고 지난해 내내 LG전자 MC사업본부는 적자의 늪을 벗어나지 못했다. 분기를 거듭하며 되레 적자폭은 더 확대됐고 다른 사업부의 실적을 깎아 먹는 상황이었다. 한 IT컨설팅 업계 고위 관계자는 “G5가 실패하면 조준호 사장은 버티기 힘들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1일 LG전자 인사에서 그는 살아남았다. 5분기 연속적자를 기록했지만 LG전자는 그에게 또 기회를 준 것이다. 차기작 V20이 G5보단 상대적으로 선전한 덕이란 분석도 있지만 사실상 V20도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이 때문에 한 때 초콜릿폰 신화를 만들며 LG전자가 휴대폰 사업을 1등으로 올리며 공을 세웠던 부분을 감안해 다시 기회를 부여한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는다.

삼성전자도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이 자리를 지킬 것이란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최순실 사태로 모든 인사를 특검 이후로 미뤘지만 변수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갤럭시노트7 사태로 인한 손실이 7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상황에서 상벌 평가가 LG보다 확실한 삼성에서 그가 자리를 지킨다면 의외의 결과임에 틀림없다. 

 

한 익명의 전자업계 관계자는 “품질팀 임원들 정도는 몰라도 고동진 사장은 자리를 지키거나 다른 유력사업부로 자리를 옮길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삼성은 최순실 사태로 가뜩이나 어수선한 상황이어서 고동진 사장을 문책하기가 더욱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 두 사장은 자리를 보전하더라도 차기 스마트폰을 반드시 성공시켜야 한다는 부담감을 안게 됐다. 이번엔 윗선의 신뢰를 바탕으로 자리를 지키더라도 또 한 번 실패를 반복하면 직원들이 동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조준호 사장은 차기작 G6를 2월 MWC에서 공개하자마자 출시하며 갤럭시S8 출시 전 시장을 선점하는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일단 사업부 인력 조정으로 적자폭은 줄이고 있으나 G6를 성공시키지 못하면 구설수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고동진 사장은 갤럭시노트7 사태의 실패를 감안할때 갤럭시S8을 더욱 크게 성공시켜야 한다는 부담감을 떠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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