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업·그린필드형 투자↑
지난해 외국인 직접투자 금액이 사상 최대인 것으로 집계됐다. 서비스업과 그린필드형 투자(기업 스스로 부지를 확보하고 공장과 사업장을 설치하는 투자 방식)가 외국인 직접투자를 끌어올렸다.
산업통상자원부는 3일 지난해 외국인직접투자가 전년(209억1000만달러)보다 1.9% 늘어난 213억 달러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외국인직접투자는 2015년에 이어 2년 연속 200억 달러를 넘었다.
서비스업 투자는 전년보다 5.3% 늘어난 155억1000만 달러로 2011년 이후 6년 증가세를 이어갔다.
제조업 투자도 전년보다 12.4% 증가한 51억3000만 달러로 나타났다. 외국인투자 통계가 집계된 1962년 이후 55년 만에 누적액 1000억 달러를 돌파했다. 그린필드형 투자는 150억2000만 달러로 전년보다 6.5% 늘었다. 한국에 생산거점을 구축하려는 투자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인수합병(M&A)형 투자는 세계적인 M&A 위축으로 인해 전년보다 7.8% 줄어든 62억7000만 달러에 머물렀다.
국가별 외국인 직접투자의 경우 유럽연합(EU)의 투자는 전년의 3배 수준으로 역대 최고치인 74억 달러였다.
채희봉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브렉시트 영향에도 제조업과 서비스업 투자 모두 큰 폭으로 증가했다"며 "제조업에서는 바이오·의약과 화학공학 부문, 서비스업에서는 금융·보험과 비즈니스 서비스, 지역개발, 건설 부문이 증가세를 주도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최순실사태가 있었지만 기본적으로 기업의 투자 방향성에는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덧붙였다.
중국은 전년보다 3.6% 많은 20억5000만 달러를 투자했다. 중국 투자액은 3년 연속 증가하며 사상 첫 20억 달러를 넘어섰다. 누적액은 100억 달러를 돌파했다.
미국과 일본 투자는 상대적으로 미진했다. 미국발 투자는 38억8000만 달러로, 호조를 보였던 전년 실적(54억8000만 달러)에 못 미쳤다. 일본은 4년 연속 감소세를 지속하며 12억5000만 달러에 머물렀다.
실제 들어온 돈을 의미하는 도착액은 97억6000만 달러로 전년보다 40.9% 줄었다. 신고와 동시에 자금이 도착하는 인수·합병(M&A)형 투자가 급감한 탓이다.
채희봉 실장은 "산업부와 코트라(KOTRA) 등 관련 기관이 자금 도착 상황을 계속 추적하면서 투자 과정에서 발생하는 애로를 풀고 투자가 조기에 실현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자리 창출, 글로벌기업과 가치사슬 형성, 신기술 국내 이전 등의 측면에서 효과가 더 큰 그린필드형 투자가 늘었다는 것은 의미가 있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한반도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영향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하지만 산업부는 근본적인 한·중 투자협력관계에는 큰 영향이 없다는 입장이다. 또한 산업부는 외국인 투자가들이 한국 시장에 대해 비교적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어 투자액이 지난해보다 소폭 늘어날 것이라고 보고있다.
채 실장은 "외국인직접투자가 2015년에는 못 미치겠지만 지난해보다는 소폭 오를 것으로 본다"며 "올해도 200억 달러 이상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