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유럽 지난달 평균 수익률 최고…유가 상승 수혜 '톡톡'
해외 주식형 펀드 중에서 신흥유럽 펀드가 지난달 가장 높은 수익률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유가 상승 기대감에 러시아 증시가 지속적으로 올라 수익률 증가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각광 받았던 중남미 펀드들은 달러 강세와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우려 속에 수익률이 지지부진했다.
3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30일 기준 해외 주식형 펀드에서 신흥 유럽 펀드가 한 달간 평균 10.13%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는 해외 주식형 펀드 중에서 가장 높은 수익률이다. 해외 주식형 펀드 전체 수익률 평균이 -1.4%인 것을 감안하면 신흥유럽 펀드 수익률은 압도적이다.
신흥 유럽 펀드 수익률 중심에는 러시아가 있다. 러시아 RTS(Russian Trade System) 지수는 지난해 12월 1일 1047.43이었지만 같은 달 30일 1152.33까지 10.1% 올랐다. 같은 기간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 상승률 2.9%와 코스피 상승률 2.1%와 비교하면 러시아 증시 상승률이 그만큼 가파랐음을 알 수 있다. 러시아 외에도 헝가리 부다페스트지수(BUX)와 폴란드 바르샤바 30 지수(WIG 30)도 같은 기간 각각 6.6%, 7.5% 상승했다.
개별 펀드로는 KB자산운용의 러시아 펀드인 ‘KB러시아대표성장주증권자투자신탁(주식)A-E’가 지난 한 달간 10.83%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우수한 흐름을 보였다. 이어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연금러시아업종대표증권자투자신탁 1(주식)종류C-Pe’가 같은 기간 9.43% 수익률을 냈다. 같은 운용사의 ‘미래에셋동유럽업종대표증권자투자신탁 1(주식)종류A’ 역시 9%대 수익률로 해외 펀드 상위권을 차지했다.
러시아 펀드의 부상은 유가 상승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러시아는 자국 경제 절반 가까이를 원유, 천연가스 수출로 충당한다. 러시아는 재정수입의 43%를 원유, 천연가스 등 에너지 관련 분야에서 나오는 수입에 의존하고 있을 정도다. 따라서 러시아는 저유가 상황보다 어느정도 유가 상승이 뒷받침 돼야 경제가 살아나는데 최근 한 달간 유가는 지난해 11월 석유수출국기구(OPEC) 감산 합의 이후 배럴당 40달러 후반에서 54달러선으로 오르는 등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반대로 최근 각광을 받았던 중남미 펀드는 저조한 수익률을 보였다. 지난 한 달간 중남미 펀드 평균 수익률은 0.26%로 해외 주식형 펀드에서 하위권을 차지했다. 중남미 주식형 펀드는 지난 1년간 수익률이 33.83%로 지난해 상반기 내내 상승 흐름을 이어 갔다. 하지만 중남미 펀드 대다수를 차지하는 브라질 펀드 수익률이 최근 한 달간 0.12%로 저조한 모습을 보이면서 중남미 펀드의 전체적인 수익률이 내려갔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그동안 유가와 원자재 상승은 러시아와 브라질에 호재로 작용해 왔다”며 “다만 러시아와 브라질이 최근 반대로 움직이고 있는 것은 유가 의존도가 높은 러시아가 유가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루블화 가치는 달러 강세에도 높아지고 있는 반면 브라질 헤알화 가치는 달러 강세에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