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윤경의원 관련 법률 개정안 발의…대부업계는 "저신용자 불법 사금융으로 내몰 것" 반발
법정 최고금리를 20%로 낮추는 법 개정안 발의에 대부업계는 불법 사금융으로 내몰리는 서민들이 늘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반면 법정 최고금리 인하 찬성측은 고금리를 낮춰 서민들의 빚 부담을 줄여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국회 정무위 소속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대부업 등의 등록 및 금융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했다. 주 내용은 법정 최고금리를 연 20%로 제한하자는 것이다. 또 대출 계약 기간 채무자가 부담하는 이자 합계가 원금을 초과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도 담았다.
현행 대부업법에서 법정 최고금리는 27.9%다. 2010년 대부업 금리 상한 44%에서 2011년 39%, 2016년 27.9%로 내린 결과다. 대부업법 최고금리 인하에 직접적 영향을 받는 금융사는 대부업체와 저축은행 등이다. 이들은 법정 최고금리 내에서 상한선에 준하는 대출금리를 채무자에게 물어왔다.
법정 최고금리를 20%까지 낮춰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은 지나친 고금리로 서민들이 궁지에 몰렸다고 밝혔다. 이자가 원금보다 많은 현실도 지적했다. 이들은 고금리를 견디지 못한 서민들이 결국 불법 사금융을 찾는다고 밝혔다.
제윤경 의원은 개정안 발의 이유로 "대부업 이자는 대부분 이자상한에 맞춰 형성된다"며 "대부업의 높은 이자율로 인해 채무자가 원금보다 이자를 더 갚고도 채무가 남는 폐해가 심각하다"고 말했다.
제윤경 의원실에 따르면 상위 2개 대부업체인 러시앤캐시와 산와대부에서 35%이상 고금리 대출을 받고 있는 사람들은 원금대비 평균 180%의 이자를 내고 있다. 100만원 빌린 사람이 180만원의 이자를 물은 것이다. 법정 최고금리 인하 개정 전에 돈을 빌린 사람들은 금리 인하를 소급 적용 받지 못한다.
러시앤캐시의 경우 지난해 8월 기준 아직도 27.9%이상의 고금리 대출을 이용하고 있는 고객이 전체 41만명 중 27만 7330명(67%)에 달했다. 35%이상 고금리 대출 이용자 8만명의 1인당 평균 대출액은 357만원이었다. 평균 계약기간 5년동안 이들의 평균 이자상환액은 660만원이다. 원금 대비 184%의 이자를 낸다. 원금은 따로 갚아야 한다.
산와머니의 경우 35%이상 금리 이용 고객들의 평균 대출 계약기간은 60개월, 1인당 평균 대출액은 510만원이었다. 이들이 계약기간 전부 이자를 납부하면 930만원이다. 원금대비 182%의 이자를 낸다.
이런 식이다보니 대부업체들의 대부잔액은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말 기준 대부업체의 대부잔액은 14조4000억원으로 6개월만에 1조1700억원(8.9%) 늘었다. 2014년말 11조2000억원보다는 3조2000억원 증가했다.
반면 대부업체들은 법정 최고금리를 20%로 내리면 서민들이 불법 사금융으로 내 몰릴 것이라고 반발했다.
한국대부금융협회 관계자는 "금리 상한선을 20%로 낮추면 대부업체는 7~10등급의 저신용자 대출을 할 수 없다"며 "7~10등급의 부실율이 10% 정도 나온다. 대출금리 20%로는 부실율 10%를 상쇄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부업체들은 살아남기 위해 신용등급 7~10등급자 대상 영업을 하지 않고 4~6등급으로 대상을 바꿀 것"이라며 "그러면 긴급 생계형 자금을 대부업체에서 빌렸던 이들은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하는 사금융으로 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송태경 민생연대 사무처장은 "지금까지 법정 최고금리를 내려왔지만 대부업체들의 대부잔액은 늘었다"며 "대부업체들은 법정 최고금리가 수익이 나는 상황이면 과잉대출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 의원은 "불법 사금융은 저축은행과 대부업체에서 고금리로 빌린 빚을 갚으려고 가는 곳이다"며 "생활비가 부족한 사람이 고금리를 어떻게 감당하겠는가.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친절한 고금리 대출이 아니고 복지다"고 말했다.
지난해 상반기말 기준 대부업체를 이용하는 7등급이하 저신용자는 119만명이다. 저신용자 수는 2013년 이후 110만~120만명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같은 기간 대부업체의 평균 대부금리는 연 25.2%다. 이들의 평균 차입금리는 연 6.3%다. 자산 100억원 이상 대형 대부업체 128사의 대출 연체율은 5%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