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스포츠 활성화 등으로 인기 지속 전망…핵·서버 불안정 등은 해결 과제

오버워치의 한국인 캐릭터 '디바'. / 사진=블리자드
지난해 게임업계 최고 이슈는 단연 오버워치의 등장이다. 블리자드의 첫 1인칭슈팅(FPS)게임 도전이라는 우려에도 불구,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얻는 데 성공했다. 국내에서도 몇년간 PC방 점유율 1위 자리를 지켜오던 리그오브레전드(LOL)를 넘어서는 등 국내 게임 시장에 예상치 못한 충격을 안겨줬다. 그러나 핵유저 문제, 서버 불안정 등은 여전히 해결과제다. 게임성은 좋지만 운영이 미숙하다는 주장들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한 해결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오버워치는 지난해 5월 혜성처럼 등장했다. 블리자드는 유튜브 등에 오버워치 관련 시네마틱 애니메이션을 업로드하며 유저들의 관심을 증폭시켰다. 시네마틱 영상은 오버워치에 등장하는 각 캐릭터들의 배경 스토리를 주로 담고 있다. 블리자드의 탁월한 스토리텔링 능력으로, 유저들은 영상에 빠져들었다. 블리자드의 이러한 전략은 FPS게임으로는 거의 처음 시도되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전략은 성공적이었다. 게임이 출시되자 마자 오버워치는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판매량을 올리게 된다. 시장 조사 업체 슈퍼데이터리서치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오버워치는 지난해 발매된 모든 PC 패키지 형식 게임 중 가장 높은 수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오버워치는 5억8550만 달러(한화 약 7013억 원)의 매출을 기록해 전체 매출 중 10% 가량을 차지하며 PC 패키지 게임 매출 순위 1위를 차지했다.

오버워치의 성공요인에는 여러가지가 있다. 먼저 앞서 설명한 뛰어난 캐릭터 설정이다. 타 FPS게임들이 두루뭉실한 캐릭터 배경과 전쟁 배경을 설정했다면, 오버워치는 각 캐릭터별 배경 스토리를 구체적으로 마련했다. 단순히 전투를 하는 것이 아니라 스토리를 통해 전투의 목적성을 부여한 것이다.

뛰어난 게임성도 한 몫 했다. 블리자드는 과거부터 최적화를 잘하기로 유명했다. 오버워치 역시 최적화가 잘됐다는 평을 받고 있으며, 컴퓨터 사양 대비 높은 그래픽 수준을 자랑한다. 아울러 개성넘치는 캐릭터 디자인 역시 유저들이 오버워치에 빠질 수 밖에 없게 만든다. 여기에 ‘디바’라는 한국인 캐릭터까지 등장하면서, 국내 유저들의 오버워치 사랑은 남다른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특별한 이슈가 없는 한 올해도 오버워치가 국내 PC 온라인게임 시장을 장악할 것이라 보고 있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오버워치 e스포츠리그가 큰 인기를 끌면서 오버워치의 인기는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다. 특히 핵프로그램을 사용하는 유저와 잊을만 하면 터지는 서버 불안정 문제 등은 시급한 과제다. 현재 오버워치 관련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핵유저를 잡아달라는 게시글이 하루에도 수십개씩 올라오고 있다. 핵 프로그램 이용자들이 활개치는데도 개발사는 뭐하냐며 블리자드 코리아에 대한 성토 또한 하늘을 찌른다.

오버워치는 FPS게임으로, 전투가 기본이다. 즉 상대방과 전투를 벌여 승리하는 것이 전부인 게임이다. 핵 프로그램을 이용해 한쪽이 일방적인 승리를 거두게 되는 순간, 게임의 존재 이유가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일부 핵 유저들은 당당하게 오버워치 상위 랭크에 기재되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블리자드가 핵 이용자 단속을 사실상 포기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블리자드 코리아 측은 핵 이용자 적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밝혔지만 해가 바뀐 지금까지도 상황은 전혀 나아지지 않고 있다.

서버 불안정도 문제다. 오버워치는 지난해 9월 추석 연휴기간 부터 이른바 ‘튕김’ 현상이 자주 발생해 유저들의 비판을 받았다. 당시 이동섭 국민의당 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5월 출시 후 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오버워치의 경우 유료 게임임에도 불구하고‘튕김’현상으로 불리는 네트워크 이상 문제가 매우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그럼에도 국내 게임 유저들에게 보상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다는 것은 한국 소비자를 우롱하는 처사”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7월 28일 이후 공식적으로 확인된 튕김 현상은 30차례 이상이다. 게임 소비자들의 불만 내용이 담긴 각종 커뮤니티 게시글의 숫자만도 3000건에 달한다. 다음 아고라 청원은 물론 콘텐츠분쟁조정위원회에도 수십 건의 민원이 접수된 것으로 나타났다.

오버워치의 아시아 서버 차별 논란도 도마위에 올랐다. 현재 오버워치는 유럽, 미국, 아시아 서버를 운영 중이다. 아시아 서버의 틱레이트는 21Hz로 유럽과 북미의 60Hz의 1/3 수준에 불과하다. 즉, 유럽과 북미 이용자들이 1초에 60번의 게임 변화를 감지할 때, 국내 게이머들은 1초에 20번의 변화만 감지할 수 있다. 낮은 틱레이트는 게임 타격과 판정에 크게 불리할 수 있어 아시아 이용자를 차별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블리자드측은 해결방안을 강구한다고 말했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해결책을 내놓고 있지 않다. 전문가들은 블리자드의 운영 미숙이 게임을 망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과거 수많은 게임들이 뛰어난 게임성에 불구, 운영 미숙으로 게임 종료라는 운명을 맞은 사례가 종종 있다. 오버워치 역시 지금의 인기에 안주하다가는 갑자스레 유저들이 이탈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핵 이용자들을 전부 단속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며 “하지만 유저들도 그러한 사실은 이미 알고 있다. 다만 블리자드의 안일한 태도에 화가 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리그오브레전드도 핵 단속 문제로 유저들의 비판을 들은 후, 적극적인 단속에 나섰다”며 “블리자드도 유저들의 요구를 적극 수용해 논란을 잠재워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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