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지원에 재무구조 개선…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프로젝트도 순항

한화건설 재무건전성 지표. 사진은 2014년 12월 7일 비스마야 신도시 현장에 방문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 사진 및 자료= 뉴스1, 금융감독원

한화건설이 실적개선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그룹지원과 비스마야 신도시 프로젝트’를 통해 부채비율 감축, 순차입금 비율 축소 등이 이뤄지는 상황이다. 해외 플랜트, 국내 주택부문 손실로 발생한 ‘영업손실’ 충격에서 벗어나고 있다. 또한 중점 사업인 ‘비스마야 신도시 프로젝트’에서 대규모 공사대금을 수령하며 새해를 기분좋게 출발했다.

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단독 기준 한화건설의 지난해 3분기말 부채비율은 184.41%다. 이는 직전해 부채비율인 263.75% 대비 80%포인트 가량 개선된 수치다.

지난해 들어 한화건설의 채무 의존도와 이자비용도 줄었다. 한화건설의 순차입금 비율은 지난해 3분기 기준 82.48%로 직전해(114.85%) 대비 약 30%포인트 가량 줄었다. 순차입금은 회사의 총차입금에서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을 제외한 항목이다. 순차입금이 적을수록 외부 차입금도 줄어든다. 이를 통한 낮은 순차입금 비율은 자사의 ‘부채감당 여력’이 높은 것을 의미한다. 순차입금 비율이 줄면서 이자비용도 718억원으로 같은 기간 200억원 가량 감소했다. 

한화건설은 지난해 들어 실적반등을 이뤘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영업이익률 6.45%를 기록하며 직전해 영업손실에서 벗어났다. 지난 2014년부터 시작된 2년 간의 ‘대규모 손실’에서 벗어나는 모습이다. 해외 플랜트 및 국내 주택부문의 손실이 한화건설의 재무건전성을 악화시켰다. 한화건설의 부채비율은 이 기간 171.59%에서 263.75%로 90%포인트 가량 상승했다. 또한 2년 연속 1030억원, 282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한화건설의 실적 개선에는 그룹 차원의 지원이 크게 기여했다.

한화건설은 한화그룹 내 핵심 계열사인 한화생명의 주요 주주다. 한화생명의 시가총액은 지난해 10월 기준 5조원대다. 이는 한화그룹 전체 시가총액(약 17조원)의 30%를 넘는 수치다. 한화생명은 그룹 내 ‘캐시카우’로 불린다. 한화건설은 지난해 3분기말 한화생명의 지분율(보통주 2억5000만여주) 28.4%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그룹 차원에서 실적이 부진한 한화건설을 지원을 외면할 수 없는 구조다.

실제 한화그룹은 한화건설 실적개선에 일정부분 기여했다. (주)한화는 지난해 4월 한화생명보험 주식 3000만여주를 한화건설에 매각했다. 또한 같은 달에 (주)한화는 한화건설의 유상증자 참여를 공시했다. 한화건설은 상황우선주 70만1800주를 통해 2000억원의 출자금액을 조달했다. 이를 통해 한화건설의 연결 기준 부채비율은 2015년말 300%대에서 240%대까지 개선됐다.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프로젝트도 한화건설 실적개선을 이끌었다.

한화건설은 지난 2012년 이라크에서 비스마야 신도시 프로젝트(이하 비스마야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 인근에 10만 가구의 주택 및 사회기반 시설을 건설하는 공사다. 사업규모만 9조원대에 이르는 대형 프로젝트다. 이 프로젝트는 2015년 기준 한화건설의 전체 수주잔고 18조원중 절반 가량을 차지한다. 지난 2년 간 한화건설의 실적을 지탱한 프로젝트다. 3개 신평사 모두 해당 프로젝트가 ‘한화건설 재무구조와 밀접한 연관을 지녔다’고 분석했다.

다만 비스마야 프로젝트는 추진하는 과정에서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2015년말 기준 한화건설의 미청구공사 금액은 총 6793억원이다. 비스마야 프로젝트는 이중 절반에 가까운 3085억원의 미수 공사대금을 기록했다. 이라크 내전이 진행되는 와중에 ‘대금수급의 어려움’이 발생할 가능성이 일각에서 제기됐다. 연초 업계에서 “한화그룹이 무리하게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대규모 미분양과 함께 자금회수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올해 들어 비스마야 프로젝트에 대한 우려가 일정부분 해소됐다. 한화건설은 이라크 정부에게서 비스마야 프로젝트 공사 미수금 6800억원을 모두 받았다고 지난 2일 밝혔다. 그간 누적된 공사미수금과 공기진행에 따른 공사대금을 한화건설은 모두 회수했다. 

한화건설 관계자는 “이번 공사대금 수령을 통해 유동성 증대, 차입금 감축과 부채비율 감소 등으로 재무구조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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