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다각화로 성장동력 확보에 주력
유통업체들이 백화점과 대형 할인점 사업의 안정성을 바탕으로 사업 다각화를 꾀하고 있다. 새로운 유통업태에 진출하는가 하면 옴니채널 등 채널간 융합을 시도하기도 한다. 식품·패션등 제조사업에 진출하기도 했다.
◇ 유통 채널간 경계 옅어져
2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 신동빈 회장은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 등 ICT에 기반한 4차 산업혁명”, “온․오프라인 유통채널의 융합”등을 강조했다.
롯데그룹은 유통 채널간 경계를 허물고 시너지를 극대화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롯데쇼핑은 지난해부터 편의점 세븐일레븐과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롯데쇼핑의 자회사인 롯데닷컴과 엘롯데에서 주문한 상품을 세븐일레븐에서 찾아갈 수 있는 '스마트픽'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롯데 계열사 쇼핑몰 제품을 하이마트 매장에서 수령 가능하게 됐다. 롯데닷컴, 롯데백화점 온라인쇼핑몰 엘롯데에서 제품 구매 시 가까운 하이마트 매장을 수령 장소로 지정하면 매장 영업시간 내 받아갈 수 있다. 지난해 서울 및 경기 일부 지역에 있는 100여개 하이마트 매장에서 서비스를 제공했다. 올 1월부터는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기존 유통기업이 타 유통업태로 진출하는 경우도 늘었다. 백화점의 면세점 진출이 대표적이다. 먼저 신세계DF는 2012년 9월 부산 파라다이스 면세점 지분을 인수하며 면세점 시장에 처음 진입했다. 이후 인천공항 면세점을 연 이후 보세운영관리 체력을 다진 뒤 시내면세점 시장 확대에 나섰다.
서울 시내면세점 확보를 위해서는 2015년부터 꾸준히 도전했다. 이듬해 11월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본점(명동점)을 입지로 내세워 첫 시내면세점 특허를 따냈다. 이어 지난해 12월 시내면세점 특허를 추가로 획득하는데 성공했다. 이로써 신세계는 시내면세점 사업에 진출한지 만 1년만에 두 개의 서울 시내면세점을 확보했다.
현재 명동점, 부산점, 인천공항점 등 3곳을 운영 중인 신세계면세점은 올해 매출을 1조원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명동점 매출 실적이 본궤도에 오를 전망인 내년에는 최소 5000억원 이상 증가할 것이란 기대다.
현대백화점 그룹 역시 정지선 회장의 숙원 사업이던 서울 시내 면세점 사업권까지 확보했다. 특히 현대백화점 면세점은 1년 반전 탈락했던 때와 정반대로 가장 높은 점수로 특허권을 따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면세점을 핵심 동력으로 키우기로 하고 무역센터점 2개층을 리모델링해 80여개 해외 명품 브랜드를 입점시켜 국내 면세점의 품격을 끌어 올리겠다는 청사진을 그렸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안정적인 백화점 사업을 토대로 2000억원대 규모의 자본금을 100% 자기자본으로 재원을 조달할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 식품부터 패션까지 제조업도 접수
주요 유통 기업들은 자체 보유하고 있는 식품, 음료 제조 기술과 유통 채널을 기반으로 통합 식품 브랜드를 출시하고 나섰다. 이 같은 흐름은 브랜드 인지도와 식품 연구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유통기업의 전략적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신세계푸드는 식품 제조 및 유통 사업을 하며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개발한 가정간편식에 올반 브랜드를 달아 지난 9월부터 본격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신세계푸드는 올반 브랜드를 외식은 물론 식품·비식품까지 포함하는 7개 카테고리로 분류했다.
외식은 올반(Olbaan), 식품제조사업부문의 HMR 상품군은 올반 키친(Olbaan Kitchen) ,음료군은 올반 베버리지(Olbaan Beverage), 신선편의식품군은 올반 프레시(Olbaan Fresh) , 스낵군은 올반 스낵(Olbaan Snack), 식품 편집숍은 올반 카페(Olbaan Café), 비식품군은 올반 라이프(Olbaan Life)이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신세계 푸드는 가정간편식(HMR) 제품을 제조해 이마트, 편의점 위드미 등을 통해 판매해오고 있는데 최근 신규 채널확보의 노력과 함께 보유 제품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연말 현대백화점그룹은 계열사인 한섬(대표 김형종)을 통해 SK네트웍스의 패션부문을 3261억원에 인수하는 M&A를 단행했다. 이번 M&A에도 한섬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정 회장의 인수 의지가 크게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섬은 인수 후 3년 동안 인고의 시간을 거쳐 2015년부터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지난해 3분기 실적 기준 매출은 전년 대비 18.5% 신장한 4660억원, 영업이익은 27.7% 신장한 453억원으로 신고했다. 이 추세대로라면 2016년 결산자료 기준 매출 7500억원에 영업이익 1000억원은 무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섬에 이어 SK네트웍스 패션부문까지 손에 넣은 현대백화점그룹은 패션과 유통이라는 양날개를 달게된 셈이다. 한섬에 이어 한섬글로벌, 현대G&F 등 총 3개의 패션 법인을 보유하게 됨에 따라 다른 경쟁사 대비 압도적인 차별화 MD를 구축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