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르노삼성·쌍용차, 지난해 점유율 끌어 올려…현대차는 판매량도 줄어

한국GM과 르노삼성 판매 성장 이끈 중형 세단 말리부(왼쪽)와 SM6. / 사진 = 시사저널e

한국GM과 르노삼성, 쌍용차가 현대·기아차가 쌓은 내수시장 옹벽에 커다란 균열을 냈다. 국내 완성차 업체 3개사 신차 효과를 바탕으로 현대·기아차 내수 판매량을 뺏어왔기 때문이다. 이에 제품만 만들면 팔렸던 과거의 현대·기아차 독주 체제는 지난해 크게 흔들렸다.

2일 국내 완성차 업체가 발표한 판매 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GM과 르노삼성, 쌍용차는 내수시장에서 우수한 판매실적을 거뒀다. 한국GM은 지난해 총 18만275대를 판매하며 2002년 회사 출범 이래 연간 최대실적을 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르노삼성은 지난해 내수시장에서 11만1101대를 판매하며 전년 8만16대보다 39% 판매량이 증가했다. 쌍용차는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티볼리 브랜드로만 5만6935대를 판매하며 지난해 판매량이 전년 9만9664대보다 4% 판매량이 증가했다.

내수시장 전체 판매량은 185만8572대로 전년 157만9705대와 비교해 0.6% 증가했다. 현대차가 지난해 65만8642대를 판매하며 전년보다 7% 판매량이 감소했음에도 전체 판매량이 늘어난 것이다. 기아차는 지난해 내수시장 판매량이 1% 증가하는 데 그쳤다.

국내 공장 생산 차질과 SUV 시장 확대로 인해 고전을 면치 못했다는 게 현대·기아차 설명이지만, 업계에서는 현대·기아차가 놓친 신뢰가 근본적인 문제라고 지적한다. 자동차 업계 한 전문가는 “제품만 내놓으면 판매가 되는 시장이 이어진 끝에 현대·기아차는 소비자 만족이 아닌 수익 확보에 집중해버렸다”고 분석했다.

한국GM과 르노삼성, 쌍용차는 상품성 있는 신차 효과를 바탕으로 현대·독주 체제로 생긴 신뢰의 빈틈을 파고들었다. 특히 르노삼성은 현대차 쏘나타로 대표되는 중형 세단 시장에 유럽 프리미엄 중형 세단 SM6를 출시해 자가용 승용차 판매량 1위 자리를 꿰찼다. SM6는 지난달 6574대가 판매되며 지난해 누적 판매량 5만7478대를 기록했다.

박동훈 르노삼성 대표이사는 “지난해에 시장의 판을 뒤집는 혁신적인 모델을 시장에 선보이면서 중흥을 일으킬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면서 “올해 해치백 클리오와 전기차 트위지 같은 새로운 제품을 통해 혁신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GM은 경차 스파크와 중형 세단 말리부의 신차 효과를 바탕으로 제임스 김 사장이 지난해 목표한 내수 시장 점유율 10%를 이뤘다. 한국GM은 지난해 내수 시장 점유율 11.3%를 기록했다. 말리부는 지난달 내수시장에서 4154대가 판매돼 전년 12월과 비교해 244.7% 판매량이 증가했다. 같은 기간 스파크는 총 7078대가 판매돼 경차 시장 판매량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쌍용차는 티볼리 브랜드 인기 지속으로 연간 내수판매에서 2003년(13만1283대) 이후 13년 만에 10만대 판매를 돌파했다. 최종식 쌍용차 대표이사는 “올해 티볼리 브랜드의 성장에 따른 판매 증가세로 연간 판매가 15만대를 돌파하며 14년만에 최대실적을 기록했다”며 “내년에도 소형 SUV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티볼리 브랜드와 함께 새로운 대형 프리미엄 SUV의 성공적인 출시를 통해 SUV 전문기업으로서의 위상을 한층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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