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리스크 관리 강조
정유년 새해를 맞아 금융사 CEO들이 신년사를 통해 각오를 다졌다. 수장들은 '위기 극복'을 공통 화두로 내세웠다. 저금리 시대 수익원을 확보하기 위해 ‘핀테크’를 포함한 디지털화를 강조한 것도 비슷했다.
신한은행 조용병 행장은 '승풍파랑(乘風破浪)’을 제시하며 변화의 바람을 타고 거센 파도를 헤쳐 나가자는 각오를 다졌다. 신한은행은 2일 본점에서 시무식과 상반기 임∙본부장 워크샵을 실시했다. 조 행장은 "올해 변화의 속도가 빨라지고 불확실성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전략목표를 '탁월함을 향한 새로운 도전 2.0'으로 설정해 기존과 다른 도전을 이루자"고 강조했다.
시무식에 이어 임∙본부장 워크샵이 진행됐다. 조 행장을 비롯한 임원, 본부장, 본부부서장 100여명은 올해 사업계획과 재무계획을 공유하고 디지털 체제 구축, 글로벌 성장 전략 등을 토의했다. 점심시간에는 조용병 행장이 직원들에게 직접 떡국을 배식했다.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좀 더 적극적인 변화를 요구했다. 한 회장은 2일 신년사에서 "신기술에 기반한 서비스를 도입했지만 고객 입장에선 차별성을 느끼기가 어렵다"고 전하며 "고객이 알아서 찾아온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회장은 의사결정 프로세스 등 근원적 시스템을 디지털 체제로 전환하자고 강조했다. 복합점포, WM 사업모델에서 나아가 고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프로세스를 정비해야 한다고도 지적했다. 또한 "과거 예측 모델만으론 올바른 의사결정을 내리기 힘들다"며 "외부충격에 선제적으로 대응하자"고 말했다.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핀테크를 강조했다. 김 회장은 "이젠 금융기관끼리 경쟁하는 시대가 아닌 다른 업종과 무한 경쟁을 펼쳐야 한다"며 "판을 바꾸는 전략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그는 판매자가 아닌 손님이 직접 네트워크를 형성해 나가는 '오가닉 비즈니스'를 제시하며 "하나 멤버스도 손님이 스스로 홍보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개선해야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해외 주요 국가와 연계해 글로벌 멤버십 네트워크를 구축할 것"이라고 포부를 다졌다.
김용환 농협금융지주 회장은 "올 한해를 농협금융 재도약 원년으로 만들어가겠다"며 "농협금융 미래 먹거리를 디지털·은퇴금융·글로벌에서 찾겠다”고 제시했다. 지난해 상반기 적자를 냈지만 올해 농협 위상을 회복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광구 우리은행장은 노적성해(露積成海)를 언급했다. 이 행장은 "한방울 한방울의 이슬이 모여 큰 물줄기가 되고 바다를 이루듯 전 직원이 하나되어 1등 종합금융그룹으로 거침없이 나아가자"고 당부했다. 민영화 기틀을 다진 이 행장의 각오를 담은 사자성어로 풀이된다.
이 행장은 "올해는 민영화의 원년이자 민간은행으로 새롭게 출발하는 중요한 한 해"라며 "닭이 우렁차게 새벽을 깨우듯 1만5000명 임직원이 새 역사를 만든다는 생각으로 118년 우리은행 역사의 한 획을 긋는 주인공이 되어야 한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