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중국 박스오피스 동시 부진에 '허덕'…증권가 "턴 어라운드" 전망 내놔
“지난해 14만원까지 올랐던 주가가 6만원선까지 떨어졌다. 크게 하락하고 있다. (과연) 적정한 주가인가?”
국내 멀티플렉스 업계 1위 CJ CGV(이하 CGV)의 서정 대표가 지난 2일 기자들 앞에서 꺼낸 말이다. 그만큼 CGV의 주가하락폭이 당황스러울 정도로 컸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하지만 증권가 안팎에서는 바닥 찍기는 끝났다는 목소리가 솔솔 들려오고 있다.
30일 현재 CGV의 시가총액은 1조 4800억원 수준이다. 같은 그룹 내 또 다른 엔터테인먼트 계열사인 CJ E&M의 시가총액(2조 7400억원)에 비해 지나치게 낮다.
두 기업의 매출액 차이는 시가총액 차이보다 도드라지게 줄어든다. 금융당국 공시에 따르면 CGV의 지난해 매출액이 1조 2000억원이다. CJ E&M의 매출액은 1조 3470억원이다. CGV 주가가 지나치게 저평가돼있다는 세간의 해석이 과장이 아니라는 얘기다.
성준원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홍콩에 상장된 싱메이(SMI Holdings, 극장 체인 시장점유율은 CGV와 거의 비슷한 3% 초반)의 시가총액은 약 1조 5000억 원이다. 전 세계에서 사업을 하는 CGV가 오히려 저평가 됐다”며 “차입금을 감안해도 사업 가치가 시가총액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가장 직접적인 원인은 핵심 수익창출 시장인 한국과 중국 영화시장의 부진이다. 올해 영화 관람객 숫자는 지난해(2억 1729만명)와 비슷한 수준으로 마무리 될 전망이다. 2013년부터 올해까지 매년 관객 증가율이 1% 안팎에 그칠 가능성이 커졌다. 영화산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침체는 아니지만 정체에 빠졌다는 공통된 견해를 내놓고 있다.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중국시장의 성장세가 한풀 꺾였다는 점도 주가에는 치명타가 됐다. 올해 중국 영화관객은 13억명 안팎으로 마무리 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보다 5% 정도가 늘어난 수치다. 본래 업계의 예상치는 15억명이었다. 2012년 이후 지난해까지 중국 관람객 성장률은 33~51%에 달했었다.
결국 한국과 중국에서 동시에 나타난 기대치 이하의 성장세가 주가 발목을 잡았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일단 새해 전망은 긍정 일변도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등 내년 중국 박스오피스가 회복될 경우 CGV 실적도 개선되고 공격적 투자도 정당화 가능하다”며 “주가는 반등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춘절연휴에 개봉하는 영화 ‘서유복요편’은 주성치 감독이 제작하고 각본도 맡아 흥행가능성이 높다. 최종관객 9243만명을 동원해 역대 중국 박스오피스 최고기록을 갈아치운 ‘미인어’도 주성치가 제작하고 연출까지 맡았었다.
성준원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지금은 주가의 바닥다지기가 진행 중”이라며 “2017년 3~4월부터 중국 박스오피스 턴어라운드가 기대된다. 4분기 실적이 나오는 내년 2~3월정도 되면 주가는 완연히 상승세로 접어들 전망”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