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WM·CIB부문에 최고 의사 결정자로 발탁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사진)이 주도하는 KB금융 경영실험에 박정림 WM총괄 부사장과 전귀상 CIB총괄 부사장이 그 중심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 사진=뉴스1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의 경영실험에서 박정림 자산관리(WM)총괄 부사장, 전귀상 기업투자금융(CIB)총괄 부사장의 역할이 주목되고 있다. 박 부사장과 전 부사장은 내년부터 그룹 WM과 CIB부문의 최고 의사 결정자가 된다. 조직 운영과 전략, 인사 등에서 실질적인 권한을 행사하게 된다.

KB금융은 지난 28일 금융그룹 시너지를 높이고 핵심 비즈니스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조직개편과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지주, 은행, 증권 3사 겸직 체제를 시행하겠다는 게 가장 눈에 띄는 점이다. KB금융이 계열사간 협업 체계를 강화하겠다는 의도다.

KB금융은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지주사 내 WM과 CIB 전담부서를 만들었다. 박정림 부사장과 전귀상 부사장이 각각 그룹 전체 WM과 CIB부문을 총괄하는 임원으로 선임됐다.

박 부사장과 전 부사장 모두 은행 부행장 임기가 이달 31일 만료 예정이었다. 하지만 KB금융은 임기 만료 대상자인 박 부사장과 전 부사장을 모두 재임용, 승진시켰다. 조직 안정에 주안점을 둔 것으로 보인다.

박 부사장은 국민은행 여신그룹 부행장에서 지주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지난 2004년 국민은행에 입행한 이후 줄곧 자산관리부문을 맡아왔다. 국민은행서 시장·운용리스크부장, 제휴상품부장, WM본부장, WM사업본부 전무, 리스크관리그룹 부행장를 역임한 자산관리 부문 전문가다.
 

박정림 WM총괄 부사장(왼쪽), 전귀상 CIB총괄 부사장. / 사진=KB금융
박 부사장은 1963년생이다. 영동여고, 서울대 경영학과, 서울대학원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전 부사장도 은행 내에서 기업금융 전문가로 통한다. 수탁업무부장, 영업기획부장, 대기업영업본부장, 기업금융전무, CIB그룹 부행장 등을 역임했다.

특히 KB금융은 지난 1월 '그룹 CIB위원회'를 만든 바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전 부사장이 은행, 증권, 자산운용 등 자회사 경영진이 참여하는 '그룹 CIB위원회'를 만드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했다"고 전했다.

전귀상 부사장은 1960년 생이다. 동성고, 부산대 경제학과, 헬싱키 경제경영대학원 경영학 석사를 수료했다.

KB금융은 두 사람을 통해 그룹 고객에게 수준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특히 은행 WM그룹에는 투자상품서비스(IPS)본부를 신설했다. IPS본부는 WM투자전략부, WM상품부, 투자솔루션부로 구성된다.

KB금융 관계자는 "IPS본부를 KB증권과 대칭 형태로 신설했다"며 "양사 간 협업을 통해 고객에게 한 차원 높은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KB금융은 이번 조직개편으로 박 부사장에게 중책을 맡기면서도 자기 전문 분야에만 집중하도록 했다. 지난 7월 신설한 외환사업본부를 중소기업금융그룹으로 소속을 옮긴 것이다. 외환사업본부는 신설 당시에는 CIB그룹 소속이었다. 비이자이익 확대가 중요해지고 있는 시점에서 중소기업과 관련한 외환상품 수익 등을 늘릴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결정이다.

앞으로 박 부사장과 전 부사장은 박 지주 부사장과 은행 부행장, 증권 부문장 등 총 3개의 직위를 보유하게 된다. 박 부사장은 은행 산하의 4개 부와 증권 4개 본부를 맡는다. 전 부사장은 CIB기획, IB사업본부 등 4개 은행 부·본부와 증권 IB부문 9개 본부를 총괄하게 된다.

양규석 KB금융 팀장은 "최근 손해보험, 증권 등 주력 자회사가 KB금융그룹 계열사로 편입되면서 이들 자회사 간 협업을 통해 금융그룹의 시너지를 극대화하고자 한다"며 "금융 트렌드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는 데 집중하기 위해 매트릭스 조직 체계를 운영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