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 및 비영리단체 자금잉여 11년만에 최저…부채는 37조 8000억원 증가
올해 3분기(4∼6월) 가계 여윳돈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 주택 구입에 따른 지출 확대가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특히 주택 구입 등을 위한 자금 차입액이 늘면서 가계 및 비영리단체 금융부채는 석 달 새 37조8000억원 불었다.
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2016년 3분기 중 자금순환(잠정)' 자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가계 및 비영리단체가 예금, 보험, 주식투자 등으로 운용한 자금에서 빌린 돈을 뺀 '자금잉여'는 1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분기 자금 잉여 14조1000억원에서 크게 줄어든 것으로 2005년 2분기 1조7000억원을 기록한 후 가장 작은 규모다.
가계 및 비영리단체가 3분기에 운용한 자금은 39조9000억원이고 조달한 자금은 38조원이다. 가계 및 비영리단체 3분기 운용자금은 2분기 50조3000억원 대비 10조4000억원(20.6%) 줄었다. 반대로 조달 자금은 2분기 36조6000억원보다 1조4000억원(3.8%) 증가했다.
가계 및 비영리단체 3분기 운용자금을 자세히 살펴 보면 금융기관 예치금과 채권 운용 규모가 대폭 감소했다. 3분기 금융기관 예치금은 전분기 19조1000억원에서 14조7000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금융기관 예치금은 올해1분기(23조5000억원) 이후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 채권 역시 미국 기준 금리 인상 여파로 전분기 9조원에서 3분기 2조9000억원으로 줄었다.
가계 및 비영리단체 3분기 조달자금은 세부적으로 장기 차입금과 기타금융기관 차입 증가가 두드러졌다. 3분기 장기 차입금은 32조4000억원으로 전분기 29조6000억원에서 2조8000억원이 증가했다. 장기 차입금은 1분기(17조5000억원)부터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증권기관 등 기타 금융 중개기관으로 조달한 자금도 전분기 1조3000억원에서 이번 분기 4조9000억원으로 늘었다.
한은 관계자는 “분양 열기 속 아파트 등 신규 주택 구매 증가로 가계 및 비영리 단체의 자금 잉여 규모가 많이 축소된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결국 3분기 가계 및 비영리단체는 금융 투자를 줄이고 빚을 내 아파트 구매 등 실물 자산 매입에 나선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비영리단체에는 가계에 봉사하는 민간의 소비자단체, 자선·구호단체, 종교단체, 노동조합, 학술단체 등이 포함된다.
가계 및 비영리단체를 제외한 경제 부문별 자금조달에서 비금융법인기업 부문은 공기업 경영개선 등의 영향으로 전 분기 5조8000억원 자금 부족에서 4조5000억원 자금 잉여로 전환했다. 구체적으로 자금조달은 회사채 순상환 등의 영향으로 전분기 22조7000억원에서 3분기 5조3000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자금 운용 역시 금융 기관 예치금이 축소되면서 전분기 16조9000억원에서 3분기에는 9조8000억원 감소했다.
일반정부 부문은 세수가 증가하면서 3분기 자금 잉여 규모가 전분기보다 8조1000억원 늘어난 18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자금조달 규모는 재정증권 상환 등으로 전분기 8조3000억원에서 이번 분기 3조8000억원으로 축소됐다. 반대로 자금운용 규모는 2분기 18조8000억원에서 3분기 22조5000억원으로 확대됐다.
국외 부문은 자금 부족 규모가 확대됐다. 대외 자산 증가를 뜻하는 자금조달 규모는 3분기 45조8000억원으로 전분기 32조800억원을 훌쩍 넘어섰다. 대외 부채 증가를 의미하는 자금 운용은 비거주자의 국내 주식 투자 확대로 전분기 9조7000억원에서 11조원으로 늘었다. 이로 인해 국외 부문 자금 부족(자금조달-자금운용)은 34조8000억원으로 전분기 223조1000억원보다 늘었다.
한편 3분기말 기준 총 금융자산은 전분기 말보다 138조원 증가한 1경5271조원으로 집계됐다. 금융자산 구성 내역을 보면 지분증권 및 투자펀드(0.3%포인트), 대출금(0.2%포인트), 보험 및 연금 준비금(0.1%포인트), 현금 및 예금(0.1%포인트)이 전분기보다 확대됐다.
경제 부문별 3분기 금융부채는 가계 및 비영리단체가 주택 등 실물 자산 매입 영향으로 전분기 대비 37조8000억원 증가했다. 가계 및 비영리단체 금융부채는 지난해 3분기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해 3분기말 1479조원으로 늘었다. 일반정부 금융부채는 전분기 대비 1000억원 늘었지만 비금융법인은 17조원 줄었다.
경제부문별 금융자산은 가계 및 비영리단체, 일반정부가 각각 49조2000억원, 16조6000억원 증가했다. 비금융법인기업은 6조5000억원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