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건설 “올해와 비슷한 수준 공급”…중견건설사 약진도 눈길
다가오는 정유년 건설업계의 긴축 물살이 거세다. 그동안 수익을 떠받쳐왔던 국내 주택시장에 각종 악재가 이어지면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어서다. 이에 대다수 회사들은 재건축·재개발 등 도시정비사업에 치중하고, 자체사업이나 도급사업을 하더라도 다른 건설사들과 컨소시엄으로 참여해 분양시장 불황에 따른 위험을 낮추는 모습이다. 반면 공급 물량을 늘리는 역발상 전략을 구사하는 곳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내년 분양물량 상위 10개 건설사의 총 분양물량은 10만7000호에 달한다. 이가운데 분양물량이 가장 많은 건설사는 GS건설로 집계됐다. GS건설은 20개 사업장에서 1만9808가구(주상복합 포함‧임대아파트 제외)를 공급할 계획이다. 이는 올해와 비슷한 수준이다. GS건설 관계자는 “내년 분양시장이 위축될 것이란 전망이 있지만 최근 분양시장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만큼 내년에도 올해와 비슷한 수준을 공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두 번째로 공급량이 많은 현대건설은 내년 18개 사업장에서 1만2660가구 분양을 추진한다. 이는 지난해보다 20% 가량 늘어난 수치다. 5개 자체사업장을 제외한 대부분은 도시정비사업장이다. 도시정비사업은 총 가구수와 비교해 일반분양이 30% 내외에 불과해 분양부담이 크지 않다. 반대로 자체사업은 금융부담과 미분양 리스크를 떠안아야 하는 부담이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내년엔 분양성이 좋은 도시정비사업 위주로 공급하고, 자체사업장도 최근 고급 주거단지로 부상한 강남구 개포택지지구 등 입지가 우수한 곳들이기 때문에 좋은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3위인 현대산업개발은 17개 사업장에서 1만2412가구를 분양할 예정이다. 이는 지난해보다 2배 가까이 많은 물량이다. 다만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미정인 부분이 꽤 있다”며 “공급 계획은 내년 초 변동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상위 3개사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거나 공급물량을 늘리는 반면 각각 4위, 5위 등 뒤이어 이름을 올린 대우건설과 대림산업(13곳·1만384가구)은 내년엔 물량을 최소화해 리스크를 낮춘다는 방침이다. 올해 업계 최다 물량을 공급한 대우건설은 내년 주택경기 하락에 대비해 분양물량을 올해 대비 30% 이상 줄여 17곳 사업장에서 1만1805가구를 내놓는다. 대림산업은 지난해보다 18% 줄인 1만384가구를 공급한다.
이외에 중흥건설(12곳·9976가구), 효성(10곳·8554가구), 롯데건설(12곳·7612가구), 포스코건설(11곳·7388가구), 동양건설산업(11곳·6981가구) 순으로 뒤를 잇고 있다. 특히 중흥건설, 효성, 동양건설사업 등 중견 건설사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한편 올해 도급순위 1위인 삼성물산은 6곳, 3361가구로 공급물량 순위 24위에 그쳤다. 그밖에 메이저 건설사인 SK건설(5곳·1895가구)은 34위, 한화건설(4곳·1205가구)은 43위를 차지했다.
김수연 닥터아파트 리서치팀장은 “내년 공공택지 분양물량이 감소한 반면 서울이나 부산 등 대도시 재개발·재건축 정비사업 물량이 크게 늘었다”며 “GS건설, 현대건설 등 2014년 이후 정비사업 수주를 많이 하는 건설사들이 내년 이후에도 분양물량 상위권을 차지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