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미래 모빌리티 개발 선언…결과물 CES에서 시연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미래 이동수단에 관한 기술의 방점을 자동차가 아닌 가전제품에 찍었다. 정 부회장이 아이오닉 일렉트릭 자율주행차를 모터쇼가 아닌 가전쇼에서 공개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정 부회장은 지난 3월 제네바 모터쇼에서 사람들을 자유롭게 하는 미래 모빌리티 혁신 연구를 진행하겠다고 밝히고 자율주행차 개발을 시작한 바 있다.
27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미국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 아이오닉 일렉트릭 자율주행차 실제 주행을 시연한다. 현대차는 또 자율주행을 주제로 하는 미디어 이벤트도 개최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내년 1월 디트로이트모터쇼 방문이 아닌 CES 참석을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CES 개최 기간(1월 5~8일)과 7일 개막인 디트로이트모터쇼 일정이 겹치는데도 불구하고 가전쇼에 주력하겠다는 방침이다.
자동차 업계 한 전문가는 “현재 현대차 경영일선에 뛰어든 정 부회장이 미래차 연구의 최종 목표를 ‘이동의 자유로움’으로 정한 만큼 현대차에게 CES와 디트로이트모터쇼 위상은 뒤바뀔 수밖에 없다”면서 “아이오닉 일렉트릭 자율주행차는 주행에 있어 정보통신(IT)과 자동차 산업간 융합이 가장 중요한 만큼 가전쇼 방문은 정해진 수순이었다”라고 평가했다.
정 부회장의 이 같은 결정에는 CES가 몇 년 전부터 이른바 라스베이거스 모터쇼로 불리고 있다는 점도 한몫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IT와 자동차산업 간 장벽이 급속도로 허물어지면서 자동차 부품업체가 CES에 진출하는 등 산업 융합 흐름이 거세게 진행됐고 있다. 이에 자동차 산업 경향을 선도해온 대표 모터쇼인 디트로이트모터쇼를 위해 CES에선 맛보기만 보여줬던 자동차 업체들이 주요 발표를 CES에서 진행하는 모양새다.
실제로 미국 대표 자동차 회사엔 피아트크라이슬러는 디트로이트모터쇼를 건너뛰고 CES에만 참가한다는 계획이다. BMW는 새 전기차 모델 또는 소형 전기차 i3의 개선 모델인 i5 전기차를 CES에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또 홀로그램 기술 기반의 사용자 인터페이스인 BMW 홀로액티브 터치 시스템도 CES에서 최초로 공개한다.
이에 현대차가 자율주행기술 공개에 나서는 데 있어 CES가 가장 적합한 공간으로 판단됐을 것이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아이오닉 일렉트릭 자율주행기술은 기존 자율주행보조장치에 라이더를 더하는 간단한 방식으로 구현했지만, 미국자동차공학회(SAE)의 자율주행 기준 레벨 중 완전 자율주행을 의미하는 최종 단계를 만족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