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진작 목표인데 면세점 매출이 가장 높아…전통시장 참여 부족·제한된 민간 역할 개선해야
저물어가는 유통가의 2016년. 얼어붙은 소비심리가 장기화되면서 내수 부진에 시달리는 가운데 국내 주요 유통 기업들이 정경 유착으로 흔들렸다. 새로운 시장 개척을 위한 경쟁은 더욱 심해지고 있다. 올 한해 유통가를 흔들었던 주요 이슈와 과제를 정리해 본다. [편집자주]
면세점, 백화점, 대형마트, 편의점, 온라인 쇼핑몰 등 주요 업체들은 지난해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에 이어 올해도 행사 효과에 힘입어 매출이 신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내수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해 개최한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의 확대판 코리아세일페스타가 지난 9월 29일부터 10월 31일까지 진행됐다. 코리아세일페스타는 대규모 할인행사와 관광·문화축제를 통합한 행사다. 지난해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로 시작해 코리아세일페스타로 정식 명칭도 달았다. 참여기업은 지난해 92개 유통업체에서 341개(유통 211개, 제조 93개, 서비스 37개)로 늘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해당 기간 참여한 주요 유통업체 총 매출액은 8조7000억원으로 지난해 열린 코리아세일페스타보다 12.5%가량 신장했다. 업태별 매출액을 보면, 면세점은 1조1308억원으로 전년대비 36.6% 늘어나며 가장 큰 폭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편의점·기업형슈퍼마켓(SSM)은 17.3%, 온라인쇼핑은 15.9%, 백화점도 8.8% 각각 증가했다.
중국 국경절 연휴(10월1일~7일) 특수를 누렸던 면세점 업체들은 10월 한 달 내내 호실적이 이어졌다. 롯데면세점은 국경절 직후인 지난 9일까지 매출이 31% 증가했고 코리아세일페스타 전체 기간도 20% 이상 급증한 것으로 예상된다. 신라면세점은 지난 9일까지 20%, 전체 기간 15% 신장률을 기록했다.
대형마트 중에서는 이마트가 11%의 높은 매출 신장세를 보였다. 온라인 쇼핑몰도 11번가 매출이 30%대 급증하는 등 톡톡히 효과를 누렸다. 외국인 관광객도 지난해보다 7.3%가량 늘어난 11만6000여명을 기록해 총 관광수입은 2조2000억원 가량으로 나타났다.
이에 정부는 해당 세일 행사가 성공적이었다고 분석하고 있다. 여신금융협회 연구원은 "지난해 코리아블랙프라이데이 행사보다 규모가 확대되면서 단기적인 내수진작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역대 최대 규모를 강조한 떠들썩함에 비해 두 자릿수 신장률에도 못 미친 것은 기대 이하 결과라는 지적도 있다. 이번 행사 기간 동안 지적됐던 전통시장의 상대적인 참여 부족, 민간의 제한적 역할 등이 문제로 남았다.
정부는 이번 행사에 참여하는 전통시장이 400곳에 달한다고 밝혔지만 코리아세일페스타 홈페이지에 소개된 전통시장은 전국 59곳 뿐이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참가 의사만 밝힐 뿐 행사를 진행하지 않은 곳이 대부분이었다.
거기다 국내 유통 채널을 제치고 면세점이 가장 높은 매출을 올리면서 원래 목적이었던 내수 진작 효과는 신통치 않았다는 비판도 나온다. 유통업체 관계자는 “외국인 관광객 유치와 정부 주도로 민간 기업들은 따라가는 식이 되면서 국내 소비자들이 오히려 만족스런 쇼핑 경험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고 설명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이번 행사 기간 동안 지적됐던 전통시장의 상대적인 참여 부족, 민간의 제한적 역할 등에 대해서는 민관합동추진위의 평가를 통해 수정·보완해 2017년 코리아세일페스타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