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요직 두루 거치며 기획통으로 성장…이건희 회장 지근거리 보좌하며 대관 업무 총괄
장충기 삼성 미래전략실 사장이 지난 달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마친 뒤 귀가하고 있다. / 사진=뉴스1
삼성이 최순실‧박근혜 국정농단 의혹의 핵심 기업으로 부각되면서 특검 수사가 어느 선까지 이뤄질지 재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까지 진행 상황을 보면 최소한 장충기 미래전략실 차장(사장)은 특검 칼날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박영수 특검은 27일 홍완선 전 국민연금 기금운영본부장에 대한 조사를 이틀째 이어갔다. 그는 작년 7월 국민연금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찬성할 때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박근혜 대통령이 국민연금이 찬성하도록 지시하는 대가로 삼성이 최순실을 지원하도록 한 것으로 보고 제3자 뇌물수수 혐의를 밝히는데 사활을 걸었다. 검찰 관계자는 “삼성 수사만 제대로 하면 그것만으로도 (제3자 놔물죄 혐의를 밝히는데)충분하기 때문에 집중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이와 관련해 이재용 부회장과 최지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 장충기 미래전략실 차장(사장)이 수사 대상이다. 최순실 모녀 지원은 미래전략실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는데 대외 접촉을 주관하는 인물은 장충기 사장이다. 장충기 사장은 지난 20일 '삼성 3인' 중 유일하게 특검으로부터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장충기 사장의 인생은 삼성 기획통의 삶 그 자체였다. 삼성의 대표적인 전략가로서 굵직한 부서를 두루 거쳤다. 과거 이건희 회장이 출근할 때 이재용 당시 사장과 함께 배석했던 이건희 회장의 대표적인 최측근 인물 중 하나다. 재계에 따르면 이건희 회장 신년사를 대신 쓰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건희 회장 체제의 대표적 인물인 만큼 재계 일각에서는 그가 퇴진하게 되면 이재용의 삼성이 더욱 색깔을 드러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한다.1954년생인 그는 부산고, 서울대 무역학과를 졸업하고 1978년 삼성물산에 입사했다. 당시 삼성물산은 사실상 현재의 미래전략실과 같은 컨트롤타워 역할을 했다. 1994년부터 회장 비서실에서 일하며 기획담당 이사보로서 이건희 회장 곁을 지켰다. 1999년엔 구조조정본부 기획팀으로 옮겨 상무, 전무, 부사장을 거치며 삼성의 경영전략을 짜는 기획통으로 성장했다. 미래전략실이 생기면서 커뮤니케이션팀장(사장)을 맡았으나 본격적으로 지금과 같이 미래전략실 실권자로 우뚝 선 것은 2011년 미래전략실 차장(사장)에 임명되면서 부터다. 당시는 미래전략실의 역할이 가장 강조될 때로 당시 김순택 미래전략실장(부회장)과 함께 이건희 회장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다.이번 사태와 관련해 장충기 사장이 수사 1순위로 지목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현재 미래전략실의 최고 우두머리는 최지성 부회장이지만 대관 등 대외업무와 관련해선 장충기 사장이 사실상 주관하기 때문이다. 미래전략실 소속 대관팀 인원은 많지 않지만 각 계열사 대관업무를 관장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있다.
삼성의 대외적 리스크를 일선에서 관리해오던 그는 결국 최순실 사태의 직격탄을 맞아 기획통 인생 40년만에 종지부를 찍을 수도 있는 최대 위기를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