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소 부분유료화 전화으로 제2 전성기…일부 인기 게임 정액제 고수

블레이드앤소울은 지난 14일 정액제에서 부분유료로 전환됐다. / 사진=엔씨

엔씨소프트가 블레이드앤소울(블소)을 부분유료화로 전환한 뒤 흥행에 성공했다. 과금 모델은 게임업계의 오랜 고민거리다. 블소 성공으로 게임업계에 한동안 부분유료화 움직임이 일 것으로 보인다.

게임 과금 모델에는 크게 두가지가 있다. 바로 정액제와 부분유료화다. 정액제는 매달 고정 금액을 지불해 서비스를 이용하는 방식이다. 바람의나라, 리니지 등 2000년대 이전 온라인게임 대부분은 정액제를 채택했다. 정액제 비용으로는 월 2만~3만원 책정됐다.

캐주얼 게임이 인기를 끌면서 정액제 방식의 이용요금 체계가 변화를 맞이하게 된다. 캐주얼 게임의 경우 짧은 시간 간단하게 플레이하는 방식이라, 정해진 요금을 내고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게임을 즐기는 월 정액제 방식과는 맞지 않았다.

이에 퀴즈퀴즈, 포트리스2 등 캐주얼 게임들은 유저들에게 무료로 게임을 제공하는 대신 PC방 사업주에게 이용요금을 부과하는 ‘PC방 유료화 정책’을 시행했다. 그러나 PC방 업계의 거센 반발로 해당 게임의 인기가 떨어지는 역효과가 발생했다.

넥슨은 퀴즈퀴즈를 통해 부분유료화 모델을 온라인게임 최초로 도입한다. 당시 부분유료화 정책은 채팅은 무료로 즐기되 아바타를 꾸미기 위한 아이템은 유료로 구입하는 방식이었다. 게임 전체를 무료로 즐기면서 게임 아이템만을 유료로 판매하는 부분유료화 모델은 당시로서는 혁신이었다. 도입 당시 업계에서는 성공에 대해 회의적이었다. 유저들 역시 아이템 차등에 대한 밸런스 문제로 크게 반발했다.

그러나 부분유료화 모델은 성공적으로 안착하게 된다. 게임을 무료로 할 수 있게 되자 동시접속자 수가 크게 증가했다. 이에 게임사 수익도 크게 늘었다. 이에 부분유료화 모델은 새 과금체계로 인정받기 시작한다.

그 이후 많은 게임들이 부분유료화를 도입하기 시작했다. 초기에는 캐주얼 게임들 위주로 도입되다가 2002년에 다크세이버가 다중접속 역할수행게임(MMORPG) 최초로 부분유료화를 도입했다. 이후 많은 대작 MMORPG들도 수익성을 개선하고 동시접속자를 늘리기 위해 부분유료화를 도입했다.

부분유료화의 효과가 입증되자 월 정액제를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게임도 부분유료화 모델을 추가로 도입하기에 이르렀다. 본래 정액제였던 바람의나라는 2005년에 부분유료화로 전환했으며, 이후 최고 동시접속자 13만명을 기록하기도 했다.

월 정액제를 운영하던 라그나로크도 2007년 게임 내에서 유료 아이템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2008년에는 정액제로 운영하는 서버와 별도로 부분유료화 서버인 ‘바포메트 서버’를 열어 큰 효과를 거두기도 했다. 라그나로크는 이후 2010년 완전 부분유료화로 전환하게 된다.

부분 유료화 모델은 국내 뿐아니라 세계로 뻗어나갔다. 넥슨의 부분유료화 도입 이후, 소니·MS·EA·블리자드 등 세계 주요 게임 제작사들 역시 적극적으로 부분유료화 모델을 도입하기에 이른다. 미국 정보기술(IT)전문 블로그 ‘테크크런치(TechCrunch)’는 2011년 7월 “넥슨은 북미시장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혁신적인 수익 모델인 부분 유료화 모델을 도입하고 정착시킨 선구적인 온라인 게임회사”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바람의나라는 지난 2005년 부분유료화로 전환 이후 동시접속자 13만명을 기록하기도 했다. / 사진=넥슨

엔씨소프트는 14일  블레이드앤소울을 기존 정액제에서 부분유료화로 전환했다. 부분유료화 전환 이후 접속대기자가 수천명에 이를 정도로,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상황이다. 10위권 밖에 머물던 PC방 점유율도 7위에 안착하며 흥행가도를 이어가고 있다.

물론 부분유료화가 정답인 것은 아니다. 여전히 일부 인기 게임들은 정액제를 고수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블리자드의 월드오브워크래프트(WOW)는 출시 10년 넘었지만 여전히 정액제 방식을 고집하고 있다. 정액제 방식의 경우, 신규 유저 유입은 어렵다는 단점이 있지만 부분유료화 모델에 비해 상대적으로 게임내 밸런스를 맞추기가 쉽다는 장점이 있다. 일부 유저들은 여전히 정액제를 선호하기도 한다.

대학생 김재형(27·가명)씨는 “부분유료화 게임은 간단히 즐기기엔 돈이 들지 않지만 제대로 즐기려면 유료 아이템을 구매해야 한다”며 “아이템 구매 비용을 계산해보면, 오히려 정액제 게임이 더 저렴한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특히 일부 부분유료화 게임은 과도한 유료 아이템 판매로 유저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수익에 급급한 나머지 게임내 밸런스를 무시한 아이템을 출시하기 때문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최근에는 부분유료화 모델이 업계 대표 과금 모델로 자리잡았다”며 “향후 출시되는 게임들도 대부분 부분유료화 모델을 채택하고 있다. 다만 부분유료화 모델이 성공하기 위해선 유료 아이템에 의한 밸런스 붕괴를 최소화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