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인공지능으로 노트7 단종 만회할까, 케이블 M&A 본격화에도 주목
새해 ICT(정보통신기술) 업계를 달굴 주요 이슈는 무엇일까. 2016년을 마무리하면서 업계에선 벌써 내년에 주목할 사건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내년엔 삼성전자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S8을 비롯해 각종 인공지능 솔루션을 탑재한 제품이 나올 예정이다. 이동통신과 유료방송 업계에선 이동통신사의 케이블(SO) 인수합병에 대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우선 삼성전자는 11월 갤럭시노트7 단종 이후 갤럭시S8에 혁신 기능을 담는 데 총력을 기울였기에 주목받고 있다. 2017년 상반기 프리미엄 제품에서 실수를 만회해 갤럭시 브랜드 가치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동통신업계에선 내년부터 케이블 인수합병 전략을 재개할 것인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케이블 업체들은 우선 원 케이블 전략을 통해 자생에 힘쓴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SK텔레콤이 M&A를 위한 본격적인 조직개편에 나서면서 미디어 빅뱅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 알파고 공포 뒤 갤럭시S8...음성인식이 대세
인공지능 기술은 올해 3월 이세돌 9단과 구글 알파고 간 대국으로 한국 사회와 관련 업계에 충격을 줬다. 미래창조과학부 등 정부부처가 즉시 지능형 산업 지원책을 내놓을 정도로 인공지능과 관련된 한국 기술력이 뒤쳐졌다는 위기론도 나왔다.
하지만 2017년에 들어서면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각종 제품, 서비스들이 시장에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나오는 인공지능 서비스는 대국을 보는 이들에게 긴장감을 줬던 알파고 같이 인간과 경쟁하는 형태가 아니라 인간의 명령을 수행하는 비서 같은 역할을 한다.
삼성전자는 10월 인수를 발표한 비브랩스(VIV Labs)에서 개발하고 있는 인공지능 플랫폼 생태계를 조성하는 출발점을 갤럭시S8 출시로 삼았다.
이미 외신과 국내 관계자를 통해 제품 윤곽은 나왔다. 갤럭시S8에 탑재될 인공지능 서비스는 자연어 처리 기술을 활용해 음성인식 비서 기능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기능은 페이스북이나 애플이 개발하던 챗봇(Chatbot)과 일맥상통한다.
챗봇은 채팅 형식으로 사용자와 대화하고 사용자 주문을 충족하는 인공지능 채팅 소프트웨어이다. 하지만 인간에게 가장 편한 의사소통 수단이 음성 언어라는 점에서 이미 시장 대세는 음성인식으로 기울었다. 아마존 에코 등 대표적인 인공지능 서비스들은 인간 역할을 대신한다는 인공지능 본연의 취지를 보여주고 있다.
SK텔레콤은 8월 최초 공개한 음성 비서 기기 누구(NUGU)에 쓰인 인공지능 기술을 이번 달부터 T맵 음성검색 기능에 적용했다.
◇ 케이블 M&A 전략 본격화하나
7월 공정거래위원회가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인수합병을 불허한 이후 반년 여가 흐르고 있다. 몇 달간 조용했던 SO 인수합병설은 연말 들어 다시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한 업계 의견은 엇갈린다.
인수 대상인 케이블 업계는 일단 내년 인수합병 가능성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현재 케이블 업체들은 원케이블(One Cable)이라는 기치 아래 공동 대응 전략을 세우고 있다. 지역 사회에 파고들기 위해 지역채널 공동 브랜드도 내놓는다.
인수 대상으로 가장 자주 언급된 케이블 업계 1위 CJ헬로비전은 자생적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중소 SO를 사들이면서 덩치를 키우고 있다. 26일엔 미래부가 CJ헬로비전의 IPTV(인터넷프로토콜TV) 사업 진출을 허가하면서 이동통신사와 CJ헬로비전이 IPTV 서비스 시장에서 직접 경쟁하는 것도 가능해졌다.
반면 이동통신사들은 직간접적으로 케이블 인수를 원한다는 신호를 시장에 보내고 있다.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은 공식적인 석상에서 “합당한 가격이라면 합법적인 절차에 따라 인수할 의사가 있다”고 발언했다. SK텔레콤은 인수합병 전문가인 박정호 사장을 최고경영자(CEO)로 영입하면서 SO인수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런 인수 시도는 내년에 규제와 가격이라는 장애물이 제거돼야 현실화할 수 있다. 미래부는 합병법인이 케이블 사업 권역 내에서 점유율 제한에 걸리지 않도록 권역 자체를 폐지하는 유료방송발전방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케이블 업계 반대로 주춤하고 있다.
하지만 이동통신사와 케이블 업계 양측이 인수 가격에서 합의에 이른다면 유료방송 산업 규제 완화와 M&A는 급물살을 탈 수 있다.
한 유료방송 업계 전문가는 “작년에 CJ헬로비전 인수합병 발표 당시 케이블 업계에선 가격이 낮다는 얘기가 나왔었다”면서 “사모펀드 MBK가 C&M 매각으로 원하는 가격이 2조원으로 알려진 만큼 가격 조정이 이뤄지면 SO인수는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