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인 법인장 선임·현지에 맞는 매장 구성 등
해외로 진출한 대형마트가 현지화 전략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각 마트는 현지인으로 법인장을 교체하거나 현지인 특성에 맞는 매장을 구성해 매출 상승을 꾀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최근 중국 2개 사업법인(화동, 북경)과 인도네시아 사업법인 법인장을 모두 현지인으로 교체했다. 현지인 법인장의 자율적인 법인운영을 보장하기 위한 제도적 정비도 함께 진행했다.
롯데마트는 그동안 현지인으로 법인장을 교체하기 위한 밑작업을 진행해왔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해외에 진출하자마자 현지인에게 법인장을 맡길 순 없다. 롯데마트의 시스템을 이해하고 재무 등에 대한 적응과정도 필요하다”며 “내부적인 기준과 경력 등을 고려해 현지인 법인장을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롯데마트는 법인장 교체를 통해 매출 상승 등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12월 롯데마트가 중국 동북 사업법인과 화중 사업법인을 현지인으로 교체한 이후 동북 사업법인의 올해 매출(1월~11월)은 전년대비 7.2% 증가했고 화중 사업법인 매출은 11% 증가했다.
롯데마트는 현지 법인장이 현지 유통시장을 명확하게 이해하고 마트를 경영해 사회적 관계망 구축이나 현지 직원 정서를 관리하는 것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에 인도네시아 사업법인장을 맡은 조셉분따라는 인도네시아 도매사업 부문에서 능력을 인정받았다. 조셉분따라 법인장은 도매업 특성에 맞춘 유통망 구축, 선진화된 마케팅 기법 도입 등을 통해 인도네시아 도매부문 매출 신장을 이끈 바 있다.
이마트는 진출 국가의 소비자 특성을 반영해 매장을 구성했다. 지난해 이마트가 처음 문을 연 베트남 고밥점은 철저한 현지화 전략에 방점을 찍었다. 이마트는 인력부터 상품까지 베트남 사람들에게 최적화된 매장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고밥점은 300명 가량의 점포 인력 중 점포 최고 의사 결정권자인 점장을 비롯하여 직원의 95%이상이 베트남 현지인이다. 또 오토바이 이용률이 높은 베트남인들의 특성을 고려해 오토바이 1500대를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이마트는 아직까지 현지인 법인장은 없다. 다만 점장을 모두 현지인으로 두고 점장이 실무적인 부분을 챙긴다. 법인장은 한국 본사와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고 있다.
대형마트가 현지화 전략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철저한 현지화 전략이 아니면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마트의 경우 일찌감치 중국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현지화 전략에 실패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를 교훈 삼아 이마트는 베트남 점포만큼은 철저하게 현지에 맞게 운영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처럼 각 마트는 현지화 전략에 박차를 가해 부진한 해외 실적을 끌어올리려 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해외에서 3분기 290억원의 영업적자, 2분기 33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하며 부진한 실적을 내고 있다. 하지만 이번 법인장 교체를 통해 내년 해외사업 매출 3.4% 신장과 영업이익 흑자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