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SK하이닉스 필두로 부품·소재주도 활황…중국 대규모 투자는 위험요소

반도체 업황이 내년에도 좋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관련주가 상승세다. / 사진=삼성전자

반도체 관련 주가 상승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선두에 서고 있고 반도체 소재와 부품주들도 덩달아 오름세다. D램 가격이 지속적으로 오르면서 수익성 개선 기대감이 자리잡았다. 여기에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분류하는 낸드플래시메모리에 대한 투자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어 향후 성장성에 대한 전망도 밝다. 다만 중국발 저가 경쟁이 시작될 수 있다는 점은 주가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 상승세가 가파르다. 올해 1월 18일까지만 하더라도 108만8000원이었던 삼성전자 주가가 이달 20일 180만원을 넘어서며 사상 최고가를 작성했다. 상승률만 따지면 66.6%다. 시가총액은 151조원에서 253조원으로 훌쩍 뛰었다. SK하이닉스 역시 1월 18일 2만6700원에서 이달 22일 4만5500원으로 70.4% 올랐다.

이들 주가 상승세엔 반도체가 일등 공신이다. 특히 D램 가격이 큰 폭으로 올라 수익성이 개선됐다. D램 시장조사업체인 DRAMeXchange에 따르면 22일 기준 DDR3 4Gb 가격은 2.82달러로 올해 6월 1.5달러 수준에서 86%올랐다. 지난해 SK하이닉스 영업이익의 약 70%가 D램에서 발생했다. 삼성전자 역시 반도체에서 영업이익 절반 가까기아 나왔다. 이를 감안하면 D램 가격이 이들 종목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삼성전자는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7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갤럭시노트7 단종에 따라 3분기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3.8% 줄었다. 하지만 D램, 낸드플래시 제품이 판매 호조를 보이면서 반도체 부문에서만 4조원 가량 영업이익 나온 것으로 분석된다. SK하이닉스 올해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7260억원으로 올해 2분기 대비 60.3% 증가했다. SK하이닉스 역시 D램과 낸드부문에서 실적이 크게 늘었다.

향후 성장성에 대한 기대감도 주가를 이끄는 요인이 됐다. SK하이닉스는 22일 2조2000억 원을 투자해 충북 청주시에 최첨단 낸드플래시 메모리 반도체 공장을 짓기로 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이 공장에서 3D낸드플래시메모리를 생산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아에에이치에스(IHS)테크놀러지에 따르면 3D낸드플래시메모리는 향후 연간 약 40%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삼성전자 역시 경기도 평택에 15조원을 투자해 플래시메모리 공장 가동을 앞두고 있다.

반도체 업황이 살아나자 반도체 소재, 부품주도 상승세다. SK하이닉스 자회사인 SK머티리얼즈는 반도체용 특수가스를 생산한다. SK머티리얼즈는 SK하이닉스 성장세에 맞춰 주가도 2월 12일 9만3500원에서 이달 22일 18만1300원으로 2배 가까이 올랐다. 반도체용 화학물질을 생산하는 동진세미켐 주가 역시 같은 기간 4185원에서 1만350원으로 147% 급증했다.

3D낸드 관련 장비 생산업체인 테스 주가는 올해 2월 15일 8451원에서 이달 22일 2만5800원으로 3배가까이 올랐다. 또다른 반도체 장비업체인 원익IPS는 5월 상장 이후 이달 22일까지 60% 주가가 올랐고 피에스케이는 2월 12일 이후 82.2% 급증했다. 리노공업, 유니테스트 등 반도체 테스트 장비 업체도 연저점 대비 19.1%, 81.6% 증가했다.

이해영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국내 반도체 업체의 설비투자는 올해 대비 15.2% 증가할 전망이다”며 “특히 대규모 3D낸드 신규 투자로 인한 장비업체들의 주가 상승세는 장기적일 것으로 내다본다”고 밝혔다.

다만 반도체 주가 상승의 제한요소로 지나치게 올랐던 주가와 중국이 꼽힌다. 삼성전자는 올해 초만하더라도 주가수익배율(PER)이 8~9배였지만 이달 22일 기준 PER은 16.32배로 치솟았다. 삼성전자 PER이 10배를 넘어선 건 3년만에 처음이다. SK하이닉스 PER은 여전히 7.77배로 낮은 수준이지만 연초대비 주가 상승 폭이 커 피로감이 존재한다. 이는 다른 반도체 소재, 장비주도 비슷하다.

더불어 중국 반도체 성장 속도도 국내 반도체 주가에 부정적인 요소다. 아직은 국내 반도체 업체들의 점유에 미치진 못한다. 하지만 중국 중앙·지방정부는 반도체 산업에 10년간 170조원을 쏟기로 하면서 장기적으로 국내 업체들의 경쟁 상대가 될 전망이다. 또 칭화유니(紫光)그룹은 양쯔강스토리지테크(홀딩스)를 통해 XMC(武漢新芯) 지분을 인수하고 낸드부문에 27조원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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