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상승에 재고평가이익 확대…부타디엔 등 제품값 폭등에 싱글벙금

 

 

지난 16일 서울 시내 주유소 가격 현황판에 휘발유 가격이 리터당 2,048원, 경유 가격이 리터당 1848원으로 표시돼 있다. /사진=뉴스1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유가가 연일 최고점을 기록하는 가운데 석유화학업계엔 웃음이 핀다. 유가 급등과 원-달러 환율, 재고평가이익이 실적 전망을 밝게 해서다.

 

한국 석화업계가 주로 수입하는 두바이유 현물가격은 11월 평균 배럴당 41.13달러에서 12월 평균(22일 기준)51.70달러로 올랐다. 정제마진 상승세는 한풀 꺾이긴 했지만 여전히 수익권을 유지하고 있다. 원유를 정제하면 납사, 가솔린 등 석유화학산업에 필요한 기초소재가 나온다. 정제마진은 원유가격에서 수송비와 운영비 등 비용을 제외하고 정제제품을 판매한 이익 합이다. 50달러에 원유를 수입해 55달러어치 화학 제품을 팔았다면 정제마진은 5달러다.

 

한국에서는 보통 싱가포르 현물 시장 거래가격을 기준으로 정제마진을 산출한다. 한국 업체가 보는 싱가포르 정제마진 수익권은 대체로 4달러에서 5달러다. 지난 83.9달러로 연중 최하점을 기록한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111주차 8.2 달러를 기록한 이래 수익권인 5달러 이하로 떨어진 적이 없다. 22일 기준 싱가포르 정제마진은 5.9달러다.

 

환율은 정제마진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게 중론이다. 높아진 환율만큼 석유제품 판매량이 늘 수는 있지만 그만큼 원유 수입가도 상승해 이익이 상쇄돼서다. 그러나 이번 유가상승 국면은 다르다. 시차 때문이다. 원유를 들여와 정제하기까지는 한 달 가량 시간이 걸린다. 과거에 산 원유를 현시점에서 정제해 팔면 정제마진에 시세 차익도 노릴 수 있다. 두바이유 현물가격이 한 달 만에 배럴당 10달러가 오른 만큼 재고평가이익도 기대된다. 앞서 국내 정유 4사는 올해 3기에 56862억원 누적이익을 거둬들였다. 4분기 누적이익 7조원도 어렵지 않단 분석이 업계에서 나오는 이유다.

 

정유업계 뿐만 아니라 합성수지, 합성고무를 생산하는 석유화학업계에도 파란불이 켜졌다. 본래 4분기는 장난감이나 IT제품 등 생산 비수기로 생산과 공장가동률이 줄어드는 시기다. 그러나 역시 유가상승과 저환율이 맞물리며 실적 회복이 전망되고 있다.

 

대표적 석유화학제품인 납사(Naptha) 가격도 오름세다. 22일 기준 납사는 1톤당 51.2 달러에 거래됐다. 전주에 비해 0.7달러, 한 달 전보다는 2.9 달러가 상승했다. 납사는 원유 정제과정에서 액화석유가스(LPG) 다음에 추출되는 기초 원료다. 합성 고무 원료인 부타디엔과 합성수지 원료 에틸렌이 납사에서 나온다.

 

이중 부타디엔 값은 폭등하고 있다. 22일 기준 부타디엔 가격은 톤당 1930달러다. 한 주 전보다는 180달러, 한 달 전보다는 470달러가 올랐다. 박연주 미래에셋 연구원은천연고무 가격 상승과 타이어 업체 재고 축적이 합성고무 가격을 밀어올렸다라며 합성고무 가격 상승이 부타디엔 폭등으로 연결된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부타디엔-합성고무 스프레드는 2012년 백만톤 당 1848달러를 기록한 이래 20131270달러, 2014650달러를 기록하다 올해 3분기 평균 378달러로 최저점을 찍었다. 그러나 12월 들어 부타디엔-합성고무 스프레드는 1주차 백만톤당 481달러, 2주차엔 504달러를 기록하며 회복세다. 스프레드는 원재료 가격과 제품 가격차로 석유화학제품 이익 지표를 의미한다.

 

다만 부타디엔 가격 폭등이 이익으로 연결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부타디엔-합성고무 스프레드 확대 속도보다 원료가 상승 속도가 더 빨라서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핵심 원료인 부타디엔 가격 폭등으로 4분기 이익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2017년 상반기 업체 재고가 줄고 공급과잉이 개선될 때 이익으로 연결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