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관업무 경험 발 넓은 베테랑 은행맨…노조 "인사 로비 의혹 털고 가야"

김도진 기업은행 경영전략그룹장(부행장)이 차기 기업은행장으로 내정됐다./ 사진=기업은행

김도진 기업은행 경영전략그룹장(부행장)이 차기 기업은행장으로 내정됐다. 금융위원회는 23일 김 부행장을 권선주 행장 후임으로 임명 제청했다고 밝혔다.

중소기업은행법상 기업은행장은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제청하면 대통령이 임명한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공은 이제 금융위에서 청와대로 갔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다만 황교안 권한대행이 인사권을 행사할지 미지수"라고 설명했다.

김도진 부행장은 1959년생이다. 경북 의성 출신으로 대구 대륜고, 단국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기업은행엔 1985년 입행했다. 남부지역본부장, 남중지역본부장, 전략기획부장 등을 거쳐 2014년 1월 경영전략그룹을 이끄는 부행장이 됐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30년 업력을 쌓아온 베테랑 은행맨으로 통한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김 부행장은 비서실·종합기획부 등 본부 주요 부서와 영업점을 두루 거치는 등 기획능력과 대외교섭력을 높게 평가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그가 맡은 경영 전략본부는 은행 경영전략 방향을 수립하고 추진한다. 기업은행 컨트롤타워 역할인 셈이다. 기업은행 임직원 사이에 김 부행장이 대관 업무 등을 담당해 발이 넓다는 평이 나오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김 내정자는 기업은행에 오랫동안 재직해 효율적인 조직운영이 가능하다"며 "뛰어난 대외협력 능력과 리더십 등을 바탕으로 중소기업 금융의 기반이 되는 국책은행 역할을 원활히 수행할 수 있는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다만 김 부행장과 관련해 기업은행 노조가 김 부행장의 인사 로비 등 의혹을 털고 가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행장에 오른다고 해도 초반부터 잡음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기업은행 노조에 따르면 지난달 14일 정찬우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주관한 저녁 식사 자리에 김 부행장을 비롯해 정은보 금융위 부위원장, 이득준 큐브인사이트 회장이 참석했다. 김 부행장 차기 행장 지원을 위한 자리였다는 게 노조 주장이다.

노조 관계자는 "김 부행장 내정이 확실시되면 노조에서도 대책을 내놓을 것"이라며 "의혹이 있으면 털고 가야 한다. 인사청탁 의혹을 받는 인물이 오르면 안 된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김 부행장 측은 "사실무근"이라며 "정 이사장이 마련한 저녁 자리에 참석한 바 없다"고 밝혔다.

한편 금융위가 김 부행장을 내정했지만 황교안 권한대행이 인사권을 행사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또한 국회가 황 권한대행의 국책은행 인사권 행사에 반발할 가능성도 남아있다. 권 행장 유임, 박춘홍 전무이사 대행체제 등도 예상된다.

김도진 부행장이 행장으로 승진하면 조준희 전 행장과 권선주 행장에 이어 3번 연속으로 기업은행 내부 출신이 행장직에 오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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