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LG유플러스와 케이블 M&A 놓고 격돌 예고…KT와는 5G 서비스 경쟁 본격화

 

박정호 SK텔레콤 신임 대표이사(사장) 모습. / 사진=SK텔레콤

2016년은 ICT(정보통신기술) 업계에서 어느 때보다 다사다난한 한 해였다. 특히 이동통신 관련 주제가 시장의 주목을 끌었다. 상반기엔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간 인수합병 심사를 둘러싼 여론전으로 업계가 들썩였고 하반기엔 갤럭시노트7 단종 사태로 들떴던 유통시장은 다시 가라앉았다.

 

내년에도 올해 못지 않게 다양한 이슈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SK텔레콤은 인수합병에 능통한 박정호 전 SK주식회사 대표를 최고경영자(CEO)로 영입해 올해 실패한 M&A 전략을 재개하려 하고 있다. 최고경영자 직속으로 조직 개편도 완수해 플랫폼을 중심으로 한 신기술 서비스 전략도 이어가려 한다.

 

KT엔 빨간 불이 켜졌다. 4차 산업혁명을 기치로 내걸고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5G 올림픽으로 만들겠다는 황창규 회장이 정치권 관련 이슈로 연임에 위기를 맞고 있다

 

반면 올해 수세적인 전략을 쓸 수 밖에 없었던 LG유플러스는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내실 강화에 나선다.

 

CEO 간 엇갈리는 희비, M&A 전략 강화할까

 

박정호 사장이 SK텔레콤 대표이사가 되면서 장동현 SK텔레콤 사장은 SK(주) 대표로 가게 됐다. 최근 SK텔레콤이 정권 실세 관련 문제로 CJ헬로비전 인수합병에 실패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장 사장이 문책당할 일이 없을 거란 분석도 나왔다.

 

하지만 연말 들어 최태원 그룹 회장이 강력한 조직 혁신을 요구하면서 대표 교체설이 나오기 시작했다. 특히 신세기 통신과 하이닉스 인수에 큰 역할을 했던 박 사장이 SK텔레콤으로 돌아오면서 올해 7월 공정거래위원회 불허 결정으로 끝났던 케이블 사업(SO) 인수 전략이 재개될 가능성이 커졌다.

 

케이블 M&ALG유플러스도 계획하고 있다.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은 공식석상에서 통합방송법 통과 이후 정책 방향에 맞는다면 시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통령 탄핵소추와 조기 대선으로 갈 경우 국회 통과가 미뤄질 수 있지만 미래창조과학부가 고시 개정을 통해 케이블SO를 대상으로 M&A를 할 수 있는 방안을 밀어붙이고 있다. 케이블 업계는 미래부 방안을 반대하고 있지만 지분 매각을 노리는 업체도 많은 상황이다.

 

때문에 권 부회장이 M&A 전략을 지속할 경우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 권 부회장은 2016년 정기인사로 LG유플러스 대표이사가 된데다 경영 위기 등 뚜렷한 문제가 없기 때문에 교체될 가능성이 적다.

 

LG유플러스 내부 관계자는 임원 인사를 자주 하지 않는 LG그룹 특성 상 LG유플러스 내부에서는 권 부회장 장기 집권을 점치고 있다고 말했다.

 

KT CEO 교체돼도 신기술 개발 이어갈까, LG유플러스는 내실 다지기 나서

 

올해 SK텔레콤과 KT5G(5세대 이동통신) 서비스 경쟁을 본격화했다. 그동안 KT는 황창규 회장 취임 이후 5G 통신과 빅데이터 등 신기술에 바탕을 둔 4차 산업혁명 전략을 밀어붙여왔다. 이 때문에 한 솔루션 업계 전문가는 무선 서비스 1위는 SK텔레콤이지만 신사업에선 KT가 앞서간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그러던 중 2016년 하반기부터 SK텔레콤이 비표준 대역인 소물인터넷 로라(LoRa) 전국망을 구축하고 인공지능 음성인식 서비스 누구(NUGU)를 내놓으면서 반격에 나섰다. 지난달에는 영종도 BMW 드라이빙 센터에서 5G 자율주행차 기술을 선보이기도 했다.

 

특히 최근 들어 양사가 모두 이동통신 표준화 기구인 3GPP가 선정할 5G 표준안에 자가 기술을 반영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면서 경쟁은 심화하고 있다.

 

하지만 5G 서비스 전략을 추진하던 황 회장 연임이 불투명해지면서 KT 신기술 전략의 앞날도 불투명해졌다. 3차 구조조정 계획도 미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KT 노조 관계자는 구조조정이 되지 않은 것은 일부 구성원들에게 좋은 일일지 모르지만 꼭 실행해야 할 경영전략이 정치적 압력으로 변경되는 것은 회사 입장에서 장기적으로 좋지 않은 일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다른 내부 관계자는 신기술 전략이 CEO업적으로 알려졌을 뿐 실제로는 황 회장과 상관없이 내부에서 추진되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순종 LG유플러스 모바일사업부장이 LG유플러스 이동통신 장기 이용 고객에게 혜택을 주는 신규 서비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사진=민보름 기자

 

LG유플러스는 올해 상반기부터 수세적인 전략으로 시장에 대응해야 했다. 이는 LTE 무제한 요금제 업계 최초 출시, IoT 서비스 최초 출시 같이 공격적인 전략을 선보이던 기존 방향과는 다른 모습이다.

 

상반기에 LG유플러스는 KT와 함께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M&A를 방어했다. 그리고 하반기 국정감사 시기에는 다단계 마케팅 논란에 대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SK텔레콤과 KT가 다단계 마케팅 중지를 선언한데다 단말기 지원금 상한제 일몰이 내년 9월까지 남았기 때문에 기존에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을 유지하기가 힘들어졌다. 대신 그동안의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이동통신 시장 점유율은 201115%에서 22%에 육박할 만큼 커졌다.

 

이에 따라 LG유플러스는 신규고객 유치경쟁에 다 거는 대신 기존 고객을 유지하는 내실다지기에 나서려 하고 있다. 22일엔 LG유플러스가 최초로 내놓는 모바일 가족 서비스 결합상품인 가족무한사랑상품을 내년 1월 출시한다고 밝혔다. 이 상품은 가족 합산 가입 기간이 길수록 통신요금을 할인 혜택이 커지도록 설계돼있다.

 

최순종 LG유플러스 모바일사업부장은 “2017년에 추가적으로 장기고객 혜택을 내놓을 것이라면서 “SK텔레콤보다 장기 고객 케어(care)에서 떨어졌던 부분을 훨씬 잘 하겠다는 게 이번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