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울산에서 TPA업계와 간담회…TPA 가격 최근 연중 최고로 올라 업계와 온도차
TPA는 PET병, 폴리에스테르 섬유 등의 원료로 쓰이는 대표적인 화학제품이다. 현재 국내에서 TPA를 생산하는 업체는 한화종합화학, 삼남석유화학, 태광산업, 롯데케미칼, 효성 등 5개사다. 정부가 다양한 방법으로 업계의 자발적인 구조조정을 압박했으나, 올들어서 감산이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9월 TPA를 대표적인 공급과잉업종으로 지정했다. 당장 TPA 생산을 줄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때문에 업계가 ‘기업활력제고를위한특별법(원샷법)’을 통해 사업재편을 하루빨리 추진해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의 생각은 다르다. 업계는 대부분의 TPA 물량을 자체 수요로 충당하고 있으며, 현재 TPA 가격이 나쁘지 않은 수준이기 때문에 급하게 사업재편에 나설 필요는 없다는 입장이다.
TPA 가격은 지난 16일 아시아 거래가격 기준으로 톤당 630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연중 최고 수준이다. 아울러 스프레드(제품 가격에서 원재료 가격과 운송·운영비용을 뺀 값)도 점차 개선되고 있는 상황이다.
TPA 업계의 자발적 사업재편이 더뎌지자, 정부가 직접 나서기 시작했다. 산업부는 23일 TPA 사업재편 현황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기 위해 울산석유화학단지에서 업계와 간담회 자리를 마련한다. 이 자리에는 도경환 산업부 산업기반실장을 비롯해 임종훈 한화종합화학 대표이사, 홍현민 태광산업 대표이사, 이종규 롯데케미칼 전무, 서영수 효성 전무 등이 참석한다.
산업부는 최근 가격 상승이 일시적 효과라고 일축하며, 사업재편에 속도를 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산업부는 최근 TPA 가격 강세가 내년 1월 28일 중국 춘절 등 계절적 수요와 올 겨울 라니냐 발생으로 인한 면화 가격 상승 전망 등으로 인해 중국 폴리에스터 공장 가동률이 전년 대비 10%포인트 이상 증가(70→83%)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했다.
이와 관련해 업계는 사업재편을 위해 인수합병(M&A), 설비 폐쇄 또는 해외 이전 등 다각적인 방안을 검토 중이며, 적정시점에 속도감 있게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업계는 연간 수출액 5억달러 이상(국내 생산량의 17%, 수출량의 35%)을 차지하는 최대 수출시장 유럽연합(EU)에서 지난 8월 반덤핑 조사가 개시된 상황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나타냈다.
만일 고율의 반덤핑 마진이 부과될 경우, 사업재편의 적정 시점을 놓치고 산업에 심각한 타격이 우려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업계는 정부 차원에서도 통상채널을 활용해 반덤핑 대응에 적극적으로 나서 줄 것을 요청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지난 16일 브뤼셀에서 개최된 한·EU 무역위원회에서 주형환 산업부 장관이 우리 업계의 우려를 전달하고 공정한 조사를 촉구했다”며 “최근 거세지고 있는 반덤핑 등 국제적인 움직임에 대해서도 사업재편을 통해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TPA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압력이 강하기 때문에 일부 사업재편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며 “다마 그 규모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