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에 은행 수익 증대 기대감…대출 감소 우려는 주가 상승 제한 요소

투자 환경이 급격하게 변하고 있는 가운데 금융주가 수혜 업종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글로벌 경제 회복 움직임과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주요국들의 통화정책 변화가 금융 업종 수익성을 증가시킨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부동산 침체에 따른 대출 축소와 향후 다가올 자본 규제 등은 주가 상승의 제한적인 요소로 꼽힌다.

투자 시장에 큰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통화 완화적 정책을 폈던 선진국들이 긴축적 움직임에 나서고 있다. 미국은 고용, 물가 등 주요 경제 지표 회복을 확인하고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더구나 내년 금리 인상 횟수를 늘리겠다는 의지도 피력한 상태다. 마이너스 금리로 경제를 떠받치는 유럽은 국채 매입 프로그램을 연장했지만 그 규모를 줄이면서 이전과는 다른 정책 변화를 예고했다.

재정정책에서도 기존과 다르게 확장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재정지출 증대와 세금 인하를 공약한 까닭이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은 국가 부채 탓에 재정정책보다는 통화정책을 경제 해결의 키로 쥐어왔었다. 하지만 트럼프 당선으로 재정지출을 통한 경제 회복 기대감이 형성됐다. 특히 재정 지출이 확장될 경우 인플레이션과 금리 상승을 촉진할 전망이다.

이러한 가운데 글로벌 시장에서 은행과 보험 등 금융 업종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뉴욕 증시에서 미국 은행 상장지수펀드(ETF)인 SPDR S&P Bank ETF는 지난달 미국 대선 이후 34.94에서 이달 21일(현지 시각) 43.89로 25.6% 올랐다. 유럽 은행주 지수인 ‘Stoxx Europe 600 Banks Index’도 지난달 4일 146에서 이달 21일 173까지 18.4% 올랐다.

국내 시장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금융업종 지수는 올해 11월 9일 428.78에서 이달 19일 458.29까지 6.8% 올랐다. 기간을 길게 잡으면 지수는 1월 20일 371.43에서 약 23.3% 올랐다. 은행 업종 지수만 따로 떼어 놓고 보더라도 같은 기간 45.4%올랐고 보험 업종 지수도 7.6%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국내 시장에서 금융업종이 올해 상승세를 보였던 것은 그동안 자본규제 강화와 저금리 고착화에 따른 부정적인 상황 속에서도 실적이 개선된 영향이 컸다. 여기에 하반기 들어 미국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자 금리 인상 수혜주로 떠올랐다. 이미 실적이 좋게 나오고 있는데 금리 인상으로 수익성이 더 증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투자자들을 끌어모은 것이다.

내년에도 금융업종의 상승 여력이 존재한다는 의견이 많다. 시중금리 상승 등 대외적인 환경이 금융업종에 긍정적으로 돌아가고 있는 까닭이다.

 

미국 경제·금융전문 사이트인 마켓워치에 따르면 JP모건체이스 등 주요 투자은행 애널리스트들은 금융주를 내년 주요 투자처로 꼽고 있는데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 은행들에 대해 매수 의견을 내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금융주에 한계도 분명하다고 지적한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금리가 인상된다 해서 금융 업종에 대해 마냥 낙관할 수 없다”며 “국내 은행들은 최근 부동산 경기 상승에 따른 대출 증가로 수혜를 입어왔다. 하지만 정부에서 늘어난 가계 부채 탓에 대출에 대한 규제에 나서고 있어 향후 금융업종 수익성이 나빠질 가능성도 존재한다. 장기적으로는 국제회계기준(IFRS) 강화에 따른 자본 규제도 금융업 주가를 제한하는 요소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등 세계 주요국의 통화 정책 기조 변화에 금융업종이 내년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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