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 이어 하이트진로도 맥주값 인상…라면‧과자‧콜라까지 인상대열 가세
국정농단 정국에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까지 연이은 악재에 시국이 어수선하다. 시국 스트레스를 연말 술자리로 풀겠다는 이들도 많다. 그런데 술값이 올랐다. 서민의 친구 라면과 안주로 제격인 과자가 오르더니 마지막 퍼즐조각이 맞춰지듯 맥주값도 도미노처럼 인상됐다. 올해는 체감물가 한파가 가장 고통스러운 해로 기억될 전망이다.
하이트진로는 27일부터 하이트, 맥스 등 전 맥주 브랜드의 공장출고가격을 평균 6.33% 인상한다고 22일 밝혔다.
이에 따라 대표브랜드인 하이트와 맥스의 500㎖ 한 병당 출고가격은 1079.62원에서 6.21% 인상된 1146.66원으로 67.04원 오른다. 2012년 7월 이후 4년 6개월 만의 인상이다. 하이트진로 내에서 맥주 매출액은 8000억원 수준이다. 이 중 5000억원 이상을 하이트 브랜드가 차지한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할당관세 적용 제외, 빈병재사용 취급수수료 인상, 원부자재 가격 상승 등 인상요인이 발생했다”면서 “소비자부담을 고려해 원가절감 및 내부흡수 노력으로 인상률을 최소화했다”고 밝혔다.
앞서 하이트진로는 4월 하이트를 전면 교체한 ‘올 뉴 하이트’(All New hite)를 내놓으며 맥주시장 1위 탈환을 겨냥한 의지를 대내외에 천명했다.
하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다. 수입맥주 인기가 본격화하고 국내 맥주시장에서도 경쟁이 격화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8000억원을 넘었던 하이트진로 맥주부문 매출은 올해 7500~7600억원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일단 가격인상 덕에 맥주부문 영업적자 폭은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오비맥주에 이어 하이트진로까지 인상카드를 쓰면서 맥주값 도미노 인상도 현실화됐다. 지난달 1일 맥주점유율 1위인 오비맥주는 카스, 카프리 등 주요 품목의 출고가를 평균 6% 올렸었다. 하이트와 맥스의 라이벌제품인 카스 500㎖ 한 병당 출고가는 1081.99원에서 1147원으로 인상됐다.
이 때문에 클라우드가 주력제품인 롯데주류가 맥주값을 인상할 지도 관심거리로 떠올랐다. 앞서 주류업계는 소주 역시 시차를 두고 연이어 출고가를 인상했었다.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11월 ‘참이슬’의 출고가격을 5.52% 올렸다. 이후 지역 소주업체인 오투린과 한라산이 각각 5.5%, 3.14% 출고가를 인상했다.
그러자 좋은데이를 생산하는 무학도 소주 출고가격을 5.99% 올렸고 결국 올해 1월 롯데주류의 처음처럼까지 6.39% 출고가가 인상됐다. 2개월 안팎의 시차를 두고 연이어 오른 셈이다. 7월에는 보해양조가 잎새주 출고가를 5.61% 인상했다.
이 분위기를 업고 대부분 식당들도 소주 1병 가격을 4000~5000원으로 올렸다. 식당 맥주값 역시 같은 과정을 거쳐 500~1000원 안팎씩 오르게 될 것으로 보인다.
술값 뿐 아니라 라면, 과자, 콜라 등 서민들이 즐겨 찾는 식품들도 줄줄이 오르면서 올해는 체감물가 한파가 가장 고통스러웠던 해로 기억될 전망이다.
지난 20일부터 농심은 신라면 가격을 6.4% 올리는 등 18개 라면 브랜드 권장소비자가격을 평균 5.5% 인상했다. 7월에는 스낵 브랜드 15개도 평균 소비자가격을 7.9% 올렸다. 지난달 1일에는 코카콜라와 환타 등 인기 음료도 출고가가 5% 인상됐다.
이달 1일에는 SPC가 운영하는 파리바게뜨 빵 193개 품목 가격이 평균 6.6% 올랐다. 롯데제과와 크라운제과, 해태제과도 3월과 6월 사이에 8% 안팎의 제품 인상을 공개한 바 있다. 하필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 탓에 폭등한 계란값도 체감물가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때마침 빵값을 올린 SPC는 직원들을 동원해 계란 사재기에 나섰다는 의혹에 휩싸이며 악화된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